늙으면 마누라밖에 없다고? 그게 문제다

by 이종덕

아내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 얘기를 하는데 반응이 없다고 구박이 심합니다.

이것 때문에 자꾸 다투게 됩니다.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피차일반인데...

처음에는 내가 가는귀가 먹었나 싶어서 이비인후과를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소리는 잘 듣습니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얘기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눈은 스마트폰에 가있고 상대방의 얘기를 건성으로 듣는 것이지요.
그리고 진짜 심각한 의사소통 장애의 이유는 의미 공유와 정서 공유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으로 서로 딴생각을 하고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겁니다.

어제는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손주가 여덟 살이 되도록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는데 이놈에 “정서 공유”는 점점 더 어렵기만 합니다.
이래 저래 세상 살기 참 고달프기만 합니다.


강아지들은 산책을 데리고 나가려 하거나 간식을 줘야겠다고 생각만 해도 벌써 알아채고 펄떡펄떡 뛰며 좋아합니다.
강아지들 하고는 정서 공유가 되는 것 같은데 ㅎㅎㅎ
그래서 내 말을 잘 듣는데...


늙으면 마누라밖에 없다고 하는데 마누라와 코드가 맞질 않고 정서 공유가 안되니 참 걱정입니다.

함께 늙어가는 내 친구들과 얘기를 해보면 집집마다 다 그렇다고 합니다.


이러고 그냥 사는 거지요 인생 뭐 있겠습니까?

매거진의 이전글두 번째 별 사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