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일
은퇴 후 첫날이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새벽에 일어나 바쁘게 출근을 해야 했지만 느긋하게 일어나 아내가 지어준 아침밥을 먹고 식사가 끝날 때쯤 맞추어 갓 내려준 커피를 마셨습니다.
밥도 천천히 먹었고 커피도 아침 뉴스를 보며 향을 음미하며 마셨습니다.
갑자기 갈 곳이 없어져 생소하거나 어리둥절하기보다는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했습니다.
그날
나의 첫 외출지는 서점이었습니다.
“평일에 서점에서 놀기”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옷을 편안하게 입고 주차하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버스를 탔습니다.
러시아워가 지난 시간의 버스는 너무 한가했습니다.
창밖도 보고 간간히 흩날리는 눈발도 바라보았습니다.
오랜 시간 책을 골랐습니다.
여유로움의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간간히 내가 이 시간에 이래도 되나? 하는 불안함이 오기도 했습니다.
대여 서권의 책을 사고 카페에 들어가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 후로도 한 달에 한두 번씩은 서점에서 반나절 정도를 보내며 차분함과 고요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서점에만 따로 존재하는 적막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냄새도 있습니다.
벌써 2년이 다 돼갑니다.
생소했던 것들이 익숙해져 있고 나는 빠르게 적응을 해나갔습니다.
오늘 또 서점에 왔습니다. 나는 이제 여기서 시간 보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책을 고르기가 사냥만큼 이나 점점 어려워집니다.
처음에는 여러 권을 샀지만 지금은 많아야 두권 정도의 책을 삽니다.
김밥 한 줄과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2천 원 하는 카페를 알아서 커피도 한잔 마셨습니다.
밖에 나와보니 가을이 깊어졌음을 알게 되는군요.
오늘 4만 5천 원 썼습니다.
사치를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