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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Nov 02. 2020

속도일까? 온도일까?

배달 피자에 얽힌 이야기

피자를 배달시켰습니다.

미지근합니다. 모처럼 먹는 피자인데 조금 귀찮아도 매장에 가서 먹을걸 그랬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맛있는 피자는 화덕에서 갓 나온 피자입니다.

피자는 배달 주문의 비중이 매우 큰 음식입니다.


속도일까? 온도일까?

둘 다입니다.

고객은 피자를 주문하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빨리 도착된 피자는 식지 않아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속도와 온도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박이 난 Zume Pizza은 배달 시스템에 로봇과 GPS를 활용해 크게 성공했습니다.

매장에서는 피자 도우에 토마토소스를 발라 오븐에 초벌구이를 하고 치즈와 각종 토핑을 세팅만 해 놓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반제품의 피자는 오븐이 설치된 배달용 차량에 칸칸이 옮겨지고 GPS를 통해 도착하기 4분 전에 해당 장소에 배달될 피자의 오븐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도착과 동시에 피자가 완성되는 것이지요.

가장 맛있는 피자는 갓 구워진 피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과학과 기술로 실현한 것입니다.


예전에 도미노 피자는 배달 시간과 가격을 속성으로 배달 시간에 따라 가격이 내려가는 방식을 취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전략은 주문 후 피자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것입니다.


경쟁사인 피자헛은 이에 대해 배달의 속도로 경쟁을 하지 않고 온도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온도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피자의 방식을 채택하고 종이로 만든 간단한 온도계를 피자에 부착해 소비자가 Hot이라는 온도를 직접 확인케 함으로써 따끈따끈한 피자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입니다.


전화 한 통이나 배달앱으로 간단하게 시켜먹는 피자 한판에 이렇게 치열한 기업의 고민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요즘은 “배달의 민족”같은 회사의 배달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져서 어지간하면 따뜻한 피자를 먹을 수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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