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by 이종덕

프로야구 감독은 우리나라에 10명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감독의 자리는 “독이 든 성배”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극심한 직업이고

어려운 자리입니다.

올해만 해도 시즌 중에 성적에 책임을 지고 중도하차한 감독이 있었고 계약기간을 못 채우고 물러나는 감독도 있습니다.

감독은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역량과 리더십이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기량과 프런트의 지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리빌딩을 고민하며 세대교체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습니다.

당장의 성적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고참 선수들의 활약이 효과가 있고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신참 유망주에게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야구와 축구 등 단체경기는 패기와 경험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베테랑 선수들이 리빌딩의 대상으로 은퇴를 하게 되거나 방출되는데, 물론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세대교체의 과정에서 적절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고 한 때 팬심을 사로잡던 베테랑 선수를 내보내는 데 있어서 자존심을 세워주며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어린 선수들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미래를 보게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일반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지고 긴축경영을 해야 되는 형편이 되면 어쩔 수없이 나이가 많고 고액 연봉자를 정리하게 됩니다.

명예퇴직이나 공로연수 등 그럴싸한 이름으로 내 보내지만 스스로 나가도록 한직에 발령을 낸다던지 자존심을 상하게 만듭니다.

저도 회사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사업본부의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실적이 매년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년퇴직을 1년을 남기고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 1년 정도는 오히려 행운에 속하는 케이스이긴 했지만 그 과정이 상당히 섭섭했고 자존심이 상했었습니다.

미리 짐작도 하고 있었고 제안이 오면 흔쾌히 수락을 해서 깔끔하게 나가고 싶었는데 문제는 조기퇴직의 제안을 리더가 직접 하지 않고 후배 부장을 시켜서 했다는 것입니다.

직접 불러서 차 한잔하며 얘기하면 참 좋았을 것을...

아무리 생각해도 기본 예의에 벗어난 매너 없는 짓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나게 함이 마땅합니다.

박수를 치며 떠나보내야 본인도 박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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