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게 고민하되 결정은 과감하게

by 이종덕

어제 LG와 KT의 프로야구가 열리는 잠실야구장에서는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를 할 때부터 엄청난 폭우가 내렸습니다.

20분 남짓 내린 소나기는 자져들었지만 이미 내야와 외야의 흙으로 된 부분에는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만들어졌고 방수포로 덮어 놓았지만 마운드와 홈플레이트도 진흙탕이 되었습니다.


시즌 막바지여서 순연시키기도 쉽지 않고 관중들도 경기가 재개되길 기다리고 있는터라 경기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지간하면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맞기는 합니다.

한 시간 반 정도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운동장 정비를 했습니다.

방수포를 걷어내고, 스펀지로 흙탕물을 빨아내고, 마른 흙을 뿌려 고르고…

천신만고 끝에 경기가 재개되었습니다.


양 팀의 선발투수들은 풀어놓은 어깨가 식어 제대로 공을 뿌릴 수도 없고 부상도 염려되는 상황이어서 LG는 첫 타자를 자동 고의 사구로 처리한 후 투수를 교체했고 KT 투수도 단 한 개의 공을 던진 후 투수가 바뀌었습니다.

이미 경기는 김이 빠져버렸고 최선의 경기를 보기는 물 건너간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문제는

그나마 경기가 끝까지 진행되었으면 좀 나았을 텐데 결국은 3회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된 비로 노게임이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일기 예보상으로도 국지성으로 잠깐 쏟아지는 소나기가 아니고 밤새도록 간헐적으로 비가 계속 내리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관계자들의 판단이 과연 현명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애매한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되 단호하게 결정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아까워도, 후회를 하게 될지라도 깔끔하게 포기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시간 버리고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헛된 일이 되어버리는 잘못된 결정의 원인은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현명치 못한 판단을 한 것이 원인입니다.


최종 결정권자는, 감독관은 고독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려 하기보다는 고독한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게 직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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