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신 예찬

by 이종덕

신발장 맨 위칸에 있던 털신을 꺼냈습니다.


작년에 양평 5일장에서 산 건데 내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 신으시던 것과 똑같습니다.

제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옛날에는 겨울이 되면 동네 영감님들이 다 털신을 신었습니다.


작년 겨울부터 봄까지 하도 많이 신어서 낡았습니다.

두켤래 살걸 그랬습니다.

털신..

굉장히 편하고 자유로움을 줍니다.

신고 벗기 편하고 양말을 신지 않아도 됩니다.

편의점이나 빵 사러 갈 때,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갈 때 아주 편하게 신고 있습니다.

강아지 산책시킬 때 조금 많이 걸어도 발이 편합니다.

무엇보다 더 따뜻해서 발에 땀 이날 정도입니다.

게다가 오늘처럼 비가 많이 와도 방수가 완벽합니다.


묘하게도 털신을 신으면 나는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예전에 퇴근하고 돌아와 넥타이를 풀고 양복을 벗어버리던 그런 느낌입니다.

격식이나 체면을 벗고 온전히 무장해제를 하는 것 같습니다.

털신을 신으면 왠지 아무 짓이나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듭니다.


“털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동요처럼 새신은 아니지만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