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by 이종덕

지난 주말에 아내와 다퉜습니다.

주말 내내 서로 말 한마디 안 하고 집안 공기가 냉랭했습니다. 물론 밥도 한 끼 못 얻어먹었습니다.

뭐가 원인이 되어 싸우게 되었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사소한 일이 싸움이 된 것 같습니다.


아내가 짜증을 내고 잔소리를 했는데 평소 같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을 것을 그날은 나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라 버럭 소리를 질러버려 그리 된 것입니다.

오늘 생각해보니 내 마음속에 아내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이 쌓여있었던 것 같은데 그 불만의 정체가 참 찌질한것임을 알았습니다.

설거지와 청소 등 집안일을 하면서 내가 더 많이 하고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무나 상황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을...


아내는 4~5년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서 계속해서 약을 먹고 있습니다.

이 공황장애라는 것이 본인은 괴로운데 옆에서 볼 때는 꼭 꽤 병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부정기적으로 이따금씩 증상이 있기 때문에 아내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내가 잘못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문제는…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기에 너무 작은 내 능력의 문제입니다. 사랑하는 내 능력이 커지면… 그 사람이 아무리 속을 썩여도 애통한 마음으로 사랑합니다”(조정민 목사)


예전에 카톨릭에서도 “내 탓이오”를 슬로건으로 스티커까지 만들어 신자들에게 나눠주며 캠페인을 했었습니다.

그림은 손주가 다섯 살 때 내 생일선물로 그려준 것입니다.

나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이 그림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고 내 나름대로 “동행”이라는 제목도 붙여 놓았습니다.


늘 사랑하기에는, 그리 함으로 편안히 노후를 함께 하기에는 내 능력이 너무 작음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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