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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Dec 30. 2020

강화도 젓국 찌개

지독한 감기 몸살을 앓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독감으로 인해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으로 나왔지만 몸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입맛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배가 고프긴 한데 뭔가를 먹으려 하면 영 숟가락이 가질 않고 속이 울렁거려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뭔가 입맛이 도는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통 땡기는 음식이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작정 차를 몰고 나와 강화도로 향했습니다.

강화도는 어릴 때 3년 동안 할머니에게 맡겨져 자란 곳 이기도 하고 형님이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김포를 지나는데 눈발이 가늘게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강화대교 입구에서 차에다 소독약을 뿌리고 있습니다.

어제 세차했는데...

코로나에 구제역에 참 세상이 어수선합니다.

강화도는 새우젓의 품질이 좋고 집하지여서 옛날부터 새우젓이 흔한 곳입니다.

내가 어릴 때에도 강화도에서는 국이나 찌게에 새우젓으로 간을 했습니다.

이게 의외로 깊고 개운한 맛이 있습니다.

강화도 하점면에는 돼지고기 젓국 찌개를 잘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강화도에 갈 때마다 찾아가는 집인데 돌아가신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입니다.

생 돼지고기와 두부, 애호박, 양파 등을 넣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끓여낸 찌개가 멀리 도망갔던 입맛을 확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국물이 깔끔하고 깊은 맛이면서 개운합니다.

돼지고기도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한 맛뿐입니다.

언제 입맛이 없었냐는 듯 공깃밥을 추가로 먹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찬 중에 두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잔새우 볶음은 깨끗하게 잘 건조된 새우를 일체의 다른 양념 없이 바삭하게 볶아 내었습니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최고입니다.

오리지널 새우깡입니다.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로 담근 김치도 적당히 시큼하게 익었습니다.

나박김치처럼 담갔습니다.

사실은 이것 하나로 만도 입맛을 돌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계산 카운터에 놓여있는 잔챙이  고구마가 정겹습니다.

후식으로 마음대로 집어가면 됩니다.

두 개 가지고 나왔습니다.


속이 편안해지는 밥을 먹었습니다.

마음도 따라서 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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