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나 프랑스에는 계란 받침대라는 게 있습니다.
계란을 반숙으로 익혀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소금을 살짝 뿌려가며 티스푼으로 떠먹는다고 합니다.
익은 듯 만 듯 말캉말캉한 계란은 정말 맛이 있습니다.
정말 가장 손쉽고 간단한 것 같지만 계란 요리는 어렵고 까다롭습니다.
프라이만 해도 우리가 흔히 해먹는 뒤집지 않고 한쪽만 익힌 "서니 사이드 업",
노른자가 살짝 비치게 뒤집어서 약간 익힌 "오버이지", 그리고 좀 퍽퍽하지만
완전히... 익히는 "오버하드".. 이렇게 다양합니다.
저는 오버이지를 가장 좋아하는데 하얀 부라우스에 브레이져 자국이 살짝 배어나온듯한 모양새가 보기 좋고 노른자를 살짝 터뜨려 쪽 빨아먹는 맛도 일품입니다.
지난번 아침에 마누라에게 그놈에 "오버이지"를 해 달라고 했다가 된통 혼나기도 했지만요...
계란얘기를 하다 보니 생각이 나는데 옛날에 내가 사회 초년병일 때는
이른 아침에 다방에를 가면 모닝커피라고 해서 커피 한잔과 끓는 물에 익혀낸 수란을
조그만 종지에 함께 내어 주기도 했습니다. 제법 아침 한 끼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계란 요리의 최고는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의 가정식 백반집에서
밑반찬으로 몇 개 나오는 따끈한 계란말이가 갑이지요...
사람 머릿수 대로 한 토막씩 나오고 좀 더 달라고 하면 더럽게 눈치 보이는...
한맻힌 마음에 저녁에 집에 가서 마누라에게 부탁을 해 접시에 왕창 놓고 먹으려면
영 그 맛이 나질 않는...
자! 이제 날씨도 제법 서늘하고, 해도 조금씩 짧아지니 퇴근길에 을지로에서
출판쟁이 하는 내 친구 손 사장 회사에 들려서 동표골뱅이와 맥주
그리고 계란말이를 마구 먹어줘야 할 계절이 다가 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