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콧바람도 쐬고 장도 볼 겸 소래포구에 다녀왔습니다.
내가 사는 남양주에서 소래포구까지는 생각보다 만만한 거리가 아니군요.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새로 조성된 해변공원길로 항하니 바다의 짠내가 코끝을 스칩니다.
원래는 알이 꽉 찬 꽃게찜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어시장을 돌아다녀 보니 아직은 제철에서 조금 빨라서인지 꽃게가 실한 놈이 눈에 띄질 않습니다.
비린내 맡으며 시장바닥을 돌아다니다가 결국에는 킹크랩을 두어 마리 사서 식당에서 쪄먹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수입산 킹크랩을 먹게 되니 좀 거시기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스팀에 찌고 손질이 되어 나온 킹크랩을 보니 살 때보다 양이 줄어든 것 같아서 다리수를 세어보려다 쪼잔한 것 같아 말았습니다.
다리살이 제법 푸짐한 게 달고 맛있습니다.
몸통에 박혀있는 살은 짭조름한데 파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정성 들여 살을 잘 발라 게딱지의 내장에 비벼먹으니 맛이 끝내주네요.
홍어 대신 주문한 삭힌 간자미 찜의 톡 쏘는 맛이 오히려 입맛을 돋웁니다.
아내와 둘이서 한참 동안을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먹을 땐 몰랐는데 점점 배가 불러옵니다.
소화도 시킬 겸 생선을 사기 위해 어시장을 또 돌았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두고두고 먹기에는 깨끗하고 꾸덕꾸덕하게 말린 반건조 생선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큼직한 박대와 가자미, 조기를 샀습니다.
손 큰 마누라는 어물전을 통째로 다 살 기세입니다.
가자미와 조기에는 알이 꽉 찼습니다.
한동안 반찬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집에서 냄새난다고 생선을 잘 굽지 않았는데 이제 그런 거 없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들 사는 집에 아무러면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