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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ul 11. 2021

숲 속 카페에서

지난주에 딸이 시간을 내어 아내와 나를 불러주었습니다.

손주는 학교에 가고 모처럼 딸과 아내와 함께 데이트를 했습니다.

딸이 결혼하기 전에는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지금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쇼핑하고, 밥 먹고, 차 마시고...

둘은 팔짱을 끼고 수다를 떨며 돌아다니고 나는 두어 걸음쯤 뒤쫓아 가며 물주 노릇, 짐꾼 역할을 해도 좋기만 한 시간들이었지요.


하지만 그날은 운전도 딸 이하고 밥값도 커피도 모두 딸이 계산을 했습니다.

딸이 미리 봐 둔 숲속의 카페에서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습니다.

아내와 딸이 대화하는 모습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깔깔거리고 웃었다가 뭔가 심각해지고, 다투기도 합니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딸과 아내 앞에서는 말조심, 행동 조심을 해야 합니다.

섣불리 끼어들거나 어설프게 누구 편을 들어서도 안됩니다.

잘못하면 왕따 되기 십상입니다.

실컷 떠들라고 놔두고 카페의 발코니에 나와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맞고 맑은 공기도 마셨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많이 현명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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