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찜통더위에 입맛을 잃었습니다.
찬 것만 찾게 되고 뭘 먹더라도 간단하게 허기만 면할 정도로 대충 때우게 됩니다.
아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지 어제는 아내가 장을 보았습니다.
오후 내내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더니 밑반찬을 여러 가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조개젓, 노각무침, 오이지무침과 황태 무침.. 내가 참 좋아하는 반찬들입니다.
짭조름한 밑반찬들로 오늘 아침밥은 모처럼 한 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가벼운 음식으로 식사를 하니 몸도 가볍습니다.
특히나 노각무침이 참 맛이 있습니다. 사각사각한 식감과 시원한 오이의 향이 멀리 갔던 입맛을 불러왔습니다.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는 노각무침을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노각무침은 정말 맛이 있었고 아내도 어머니의 레시피를 그대로 배워 추억의 맛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노각무침은 참기름을 넉넉히 넣어 찬밥에 비벼먹으면 더욱더 맛이 있는 여름철 별미입니다.
아내의 수고로 추억을 먹고, 멀리 달아났던 입맛을 되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