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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an 16. 2022

아프고 애통하다..

12월 31일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 안 계신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록새록 아프고 애통합니다.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몹시 추운 날

마음이 산란하여 뒷산에 올랐습니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어릴 때 돈암동 집 툇마루에서 고드름을 바라보며 어머니와 함께 불렀던 노래입니다.
뭘 봐도 어머니를 떠올리게 됩니다.


동생이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한다고 해서 어머니의 빈집에 다녀왔습니다.
현관을 들어서는데 마음이 너무 먹먹하고 눈물이 나오더군요.

어머니의 손때 묻은 살림들은 소박하고 정갈했습니다.
버릴 수도, 그렇다고 보관할 수도 없는 어머니의 물건들

아내가 입겠다고 해서, 어머니가 손수 손뜨개질로 한 땀 한 땀 짜 놓으신 스웨터 두벌과 어머니의 落款 그리고 하모니카 서너 개를 챙겨 왔습니다. 

어머니는 외롭고 쓸쓸한 노년을 보내며 붓글씨도 쓰시고, 뜨개질도 하며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쓰시지 않으셨습니다.


실감을 못했는데, 비로소 어머니의 부재가 가슴 깊이 사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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