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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Mar 23. 2022

독서하기 좋은 곳

책을 읽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공간은 집입니다.

퇴직 후 작은 서재를 만들고 책상과 의자도 새로 장만하였지만 집안에는 독서의 장애물이 많이 있어 몰입해서 책을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TV는 말할 것도 없고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 빈방에 빔프로젝터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세팅하고 암막커튼까지 설치해 작은 영화관을 만든 후에는 그곳은 개미지옥이 되어 버렸습니다.

원래는 골프나 프로야구 중계, 다큐 정도를 큰 화면으로 시원하게 볼 생각이었지만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넷플릭스 드라마에 빠져 화장실 갈 때만 나오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제는 너무 화창했습니다.

좀이 쑤시고 엉덩이가 들썩거려 모처럼 아내와 서점 데이트를 했습니다.

커피 마시고, 책 고르고 …

오래된 헌책의 퀴퀴한 냄새가 오히려 정겹습니다.

예닐곱 권의 책을 골랐는데 5만 원이 채 되질 않습니다.

아직은 좀 춥지만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독서하기 좋은 곳이 있습니다.

동과 동 사이에 있는 작은 정원인데 사람들의 발길이 뜸 한 한적한 장소입니다.

봄에는 살랑살랑 봄바람이 좋고, 여름에는 그늘이 좋습니다.

비가 내려도 비를 그을 수 있어 빗소리가 좋고 가을에는 낙엽 뒹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한 곳입니다.


나는 저 밴치에서 열 권도 넘는 책을 읽었습니다.

슬리퍼 신고 책한권 들고나가면 두세 시간은 후딱 지나가는 나의 카렌시아입니다.


이제 점점 따뜻해지니 방구석에만 있지 말고 출동을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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