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가르마 K부장의 비애

리더가 좋아하는 부하직원

by 이종덕

내가 리더의 조건이라는 매거진에 글을 올리면서 너무 일방적으로 리더에게만 많은 것을 요구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실무자지만, 한정된 분야의 책임자지만 우리 모두 잠재적 리더입니다. 리더도 피나는 노력으로 그 자리까지 갔을 텐데 밑에 직원들에게 왜 불만이 없겠습니까?


문제는 시어머니가 며느리 때의 일을 몽땅 까먹듯이 리더도 직원일 때의 애환을 다 잊어버린다 것입니다.


오늘 진짜로 하고 싶은 얘기는 부제목으로 달았습니다. 리더의 눈에 들어 빨리 올라가는 스킬이라고나 할까요?


리더는 능력 있는 직원을 좋아할까요? 아니면 순종하는 직원을 좋아할까요? 대부분 후자를 좋아합니다. 여기서 우리 사회 조직문화의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런 리더와 함께 가려면, 그리고 눈에 들려면 주의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창조하려 하지 말고 건의도 하지 마십시오.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소통하자는 말에 현혹되어 소통하려들지 마십시오 호통으로 되돌아 오기가 십상입니다.

보고는 듣고 싶은 보고를 해야지 내가 하고 싶은 보고를 하는 게 아닙니다.

되도록이면 많은 정보를 물어다 주십시오. 업무와 관련된 정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복도통신이나 카더라 통신 그리고 부장들이 모여서 뭘 했다더라, 어떤 놈이 업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더라... 하는 종류의 정보를 아주 좋아합니다.

업무와는 상관없이 일찍 오고 늦게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성실한 줄 압니다.


점심 먹으러 가서 냅킨 위에 수저 가지런히 놓아주고 물까지 얌전히 따라주면 좋아합니다. 눈치껏 계산까지 슬쩍 해놓으면 금상첨화지요.

새해인사, 명절 인사 이모티콘 넣어서 카카오톡으로 하지 마세요 어쩌고저쩌고 인사랍시고 해놓고 끝에 아무개 Dream.. 이런 어설픈 짓도 하지 마세요.

인사는 현물로 하는 겁니다.

한 가지 빼먹었습니다.

여직원은 위에 것 다 필요 없습니다. 예쁘고 상냥하면 끝입니다. 이거 여성비하 발언 아닙니다. 모자란 리더 일수록 예쁜 건 더 밝힙니다.

33년 경험이라니까요...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2:8가르마 타고 다니는 우리 회사 아무개 부장은 오후 5시만 되면 온 신경이 회장실에 가있습니다. 윗사람 퇴근하는 기미가 보이면 빛의 속도로 튀어나가 엘리베이터 단추 눌러주고 현관까지 따라 내려가 자동차 문 열어주고 90도 인사하고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서있곤 합니다.

어느 날

이 양반이 딴 생각을 했는지 그만 회장의 퇴근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부랴 부랴 서둘러서 평소처럼 임무를 완수했는데 신발 한쪽은 구두를 신고 한쪽은 스리퍼를 신고 있더군요. 참 서글픔과 애환을 느꼈습니다.


소신 있는, 능력 있는 그리고 용기 있는 직원을 알아보고 중용하는 리더가 많아져야 합니다.

리더가 바라는 부하직원의 조건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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