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덕 May 19. 2022

동명항에서 반나절

늦은 아침을 먹고 뉴스를 보다가 느닷없이 동해의 푸른 바다가 보고 싶어 졌습니다.

설거지를 하는 아내에게 바다 보러 가자고 하니 냉큼 따라나섭니다.

언제 어디를 가고, 어디서 무얼 먹고.. 미리 계획하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충동적이고 마음 가는 대로 움직입니다.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카드 한 장과 스마트폰만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벌써 한낮의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입니다.


동명항을 목적지로 삼았습니다.

속초 시내와 맞닿아 있는 동명항은 산과 바다와 호수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온갖 해산물을 접할 수 있어 속초에 갈 때마다 꼭 들리는 곳입니다.


동명항의 북쪽 끝에 있는 연금정에 올라 푸르디푸른 동해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바닷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그래도 가슴을 활짝 열어젖혀 봅니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모처럼 나선길

큼직한 대게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곁들이로 나온 온갖 해산물들이 카메라에 한 번에 찍을 수 없을 정도로 푸짐하고 싱싱합니다.

멍게, 해삼, 전복, 소라… 조금씩이지만 골고루 맛볼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민어 껍데기 데친 것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그저 그만입니다.

대게의 속살은 너무 싱싱해서 쫀득하면서도 단맛이 돕니다.

갑각류는 진리입니다.

대게 내장 볶음밥에 라면까지 깨끗이 비우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입맛을 잃은 딸에게 먹이기 위해 물회와 닭강정을 사들고 조금 서둘러 출발을 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왠지 밤 운전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딸네 집에 들르니 사위와 딸이 맛있게 먹으면서도 장거리 운전을 무리하게 하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는군요.


하지만

이런 게 다 사는 맛이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외포리 꽃게와 고려산 철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