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책꽂이에서 무심코 빼어 든 에세이집의 제목입니다.
언제 샀는지, 읽어는 보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이제는 진정 아무것도 안 해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땡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3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습니다.
수입이 확 줄어들 텐데 경제적으로 잘 버틸 수 있을까?
수십 년을 시간을 쪼개가며 바쁘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어떻게 할까?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내와 붙어있는 시간을 다투지 않고 잘 넘어갈 수 있을까?
한동안은 염려했던 대로 스트레스도 받고 많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과 망각의 동물인지라 언제부턴지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사니까 살아지더군요…
그 시작은 내려놓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 잘 나갔던 과거의 기억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그리고 알량한 자존심도..
조금씩 내려놓으며 그만큼씩 편안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뭐든지 천천히 해도 됩니다.
얼마 전에 강변북로를 운전해 가는데 차 한 대가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고 과속을 하며 난폭운전을 하더군요.
잠실대교쯤 가니까 바로 내 옆 차선에 있었습니다.
서두른다고 빨리 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상황이, 환경이 허락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안한 사람은 순간에 산다
“노자”의 말씀입니다.
딱 맞는 말씀입니다. 오늘을 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