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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Aug 25. 2022

아점과 점저를 먹으며 가을마중

이른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는 것이 지난 두세 달 간의 루틴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엔 따뜻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확연히 시원해진 날씨입니다.

이렇게 가을이 오고 있네요.


오늘은 온종일 아내와 놀아주기로 했습니다.

10시 30분쯤 한강변 수석동의 브런치 카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습니다.

갓 구운 빵과 샐러드 그리고 커피입니다.

오전 시간이라 한산하고 조용합니다.

그냥 바게트 빵인데 그야말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따끈따끈 합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합니다.

점점 할 얘기가 없어집니다.

앙드레 모두아라는 사람은

"행복한 결혼은 죽는 날까지 지루하지 않은 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내가 보기엔 이 사람은 결혼을 못해봤거나 비정상적인 사람입니다.


한강변을 걸어보려고 밖에 나왔더니 완전히 바람이 다릅니다.

분무기로 뿌리는 듯 부드러운 보슬비가 내립니다.

우산 하나에 팔짱을 끼고 걸어 봅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46번 국도를 타고 가평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길이 아닙니다.

요즘에는 마음 내키는 대로 그냥 다닙니다.

서너 시쯤 되어 “가평 잣향기 푸른 숲”이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가평에는 춘천과는 달리 숯불 닭갈비를 하는 식당이 많습니다.

춘천 닭갈비도 맛이 있지만 아무래도 고기는 직화로 굽는 것이 맛이 있지요.

3인분 시켜서 둘이 먹었습니다.

출출했던 것도 한몫을 했겠지만 불향이 입혀져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차를 가져와서 잣 막걸리 한잔이 참 아쉬웠네요.


가평의 깊은 숲이 서늘함을 넘어 약간의 한기마저도 듭니다.

하늘의 구름도 변화무쌍하고 양지와 그늘의 경계가 선명합니다.

이곳에는 이미 가을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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