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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Nov 10. 2022

조금은 특별했던 생일

지난 주말에는 내 생일이었습니다.

딸과 사위가 복잡한 식당에서 밥 먹고 헤어지지 말고 공기 좋고 단풍이 고운 캠핑장에서 1 박을 하며 함께 지내자고 했습니다.

강원도 하조대에 있는 캠핑장에 도착을 하니 딸과 사위는 텐트를 치고 있었고 손주가 달려와 품에 안기며 반가워했습니다.  


캠핑장 바로 앞에는 제법 큰 시냇물이 흐르고 형형색색의 단풍이 절정인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정말 고맙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즐겁고 행복했던 것은 밤늦도록 모닥불을 피어놓고 술을 마시며 아이들과 긴 시간 동안 도란도란 얘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선물처럼 초겨울 밤은 산속임에도 포근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이 추운 데서 주무시면 입 돌아간다고 아내와 저를 위해 캠핑장 안에 있는 펜션을 따로 마련해주었습니다.

밤이 깊어 손주를 데리고 숙소로 들어왔는데 천정에 뚫린 유리창으로 별이 쏟아져 들어오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한없이 즐거운데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작년 내 생일에만 해도 어머니는 내 곁에 정정하게 계셨고 밥도 함께 먹고 용돈도 두둑이 주셨었습니다.

깜빡했습니다.

그리움과 죄송함이 밀려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가 안 계신 허전했을 생일을 기쁨에만 취해 잊은 것입니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새벽 일찍 일어나 언제 준비해왔는지 아침밥을 차려 놓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모처럼 엄마표 집밥을 먹이고 싶었답니다.

정말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을 보며 아내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사랑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것이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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