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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Nov 29. 2022

만리동 고갯길 데이트

바람이 스산한 오후입니다.

내일부터 추워진다고 합니다.

볼일이 있어 모처럼 시내에 나왔는데 아내와 동행을 하였습니다.

졸지에 데이트를 하게 되었네요.


서울역 뒤편의 만리동 고갯길은 서울시내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한적한 동네입니다.

인적도 드물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이 고요합니다.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어갑니다.

옛날, 연애할 때 생각이 납니다.

CC로 만나 5년을 넘게 사귀다가 결혼을 했고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초로의 모습으로 마주 앉아 있습니다.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점심으로 조개가 잔뜩 들어간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국물이 너무 시원하고 쇠고기 미역국과는 달리 가볍고 개운합니다.

오늘 같은 날씨에 제격입니다.

이제는 외식메뉴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분위기 같은 것 아무 소용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매우 자유로워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긴 세월 지나고 홀가분함이 남았습니다.

함께 왔기에 더욱더 함께하려 합니다.


조금 오글거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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