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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Dec 05. 2022

생강차 끓이는 겨울밤

겨울밤이 춥고 길기만 합니다.


지난 주말에 찬바람을 맞으며 라운딩을 했는데 감기 몸살이 온 것 같습니다.


초저녁부터 진도 안 나가는 책을 붙들고 있는데 목이 따끔따끔합니다.

컨디션은 나쁜데도 출출합니다.

생강차를 끓이고 에어플라이에 고구마를 구었습니다.

뜨거운 생강차와 군고무마가 궁합이 잘 맞네요.

군고구마는 200도에서 15분간 돌리면 딱 맞게 익습니다.

이제 어지간 한건 아내의 손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도 잘합니다.  

강화 속노랑고구마가 참 달고 부드럽습니다.

껍질도 홀라당 잘 까져서 먹기도 편합니다.

손톱 밑이 새까매졌습니다.

그래도 몸이 데워지고 배가 부르니 한결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네요.

어느덧 또 한 해가 다 지나갔습니다.

편안하고 나름 행복하게 한 해를 보낸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도마뱀은 쫓기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갑니다. 그리고 잘려진 꼬리는 꿈틀거리면서 몸통이 도망갈 수 있도록 포획자를 유인합니다.


최선을 다했는가를 얘기할 때 흔히 비유되는 얘기입니다.

예전에는 이맘때가 되면 최선을 다하며 살았나? 하며 한해를 되돌아보며 새해를 다짐하곤 했지만 이제는 건강하고 편안하면 더 이상 바람이 없습니다.

아득바득 살 일이 뭐 있겠나 싶은 것이지요.


차 한잔, 고구마 하나에도 따스해지고 겨울밤의 낭만을 느끼게 되니 이걸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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