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아침마다 이 짓을 하고 있다.
억지로, 가까스로 일어나서 면도하고, 세수하고, 깔깔한 입에 밥 먹고 넥타이매고...
오늘 하루 스케줄과 해야 할 일에 스트레스 받고, 아주 잠시 동안 적당한 핑계 대고
오늘 하루 쉴까 갈등도 해보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기면서 돈 버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건물세 받아서 편안하게 사는 부모 잘 둔 친구를 부러워하며
한 50억 정도 복권에 맞으면 어떻게 폼나게 쓸까?
회사는 그만둘까 아니면 심심풀이로 다니면서 이제까지 망설였던 소신껏 멋있게 근무를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출근길의 무료함을 때운다.
매일 매일을 이런 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회사 나와 그나마 업무를 처리하는 게 작은 기적이다.
이제는 거의 모든 것이 자동이다.
생각에 앞서 몸이 먼저 행동하고 손가락이 뭘 해야 할지 먼저 안다.
어떤 기능적인 일을 했다면 나도 지금쯤은 달인이 되어 있을 듯 싶다.
또 가을...
오늘 출근을 하며 오래전 첫 출근 때의 긴장감을 떠올려 본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모든 것이 새로웠던.
모두들 어렵다는 요즘,
구조조정, 고통분담, 실직..... 이럴 때 무슨 사치스러운 생각에 낭빈가 싶다.
물, 공기, 가족... 고마운 줄 모르며 꼭 있어야 할 것들
당연히 하고 있는 출근길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