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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Aug 19. 2024

물끄러미 바라보다

중국 송나라의 시인인 소강절의  淸夜吟(청야음)이라는 시에 一般凊意味 라는 시구가 나옵니다.

일반적인 작고 소소함 속에서 찾는 의미라는 얘기지요.

무라카미 하루끼가 얘기한 "小確幸"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계절의 바뀜을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며 느끼고, 아침 산책길의 햇살과 바람,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불러내는 베란다의 작은 화단, 여유롭게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친구와의 잡담, 심지어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자꾸 다투게 되는 아내와의 일상도 행복을 줍니다.

“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영화배우 하정우의 걷는 방법입니다.

오늘 아침에 그렇게 걸었습니다.


이제 나는 그렇게 걸어도 됩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삶.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걸으니 꼭대기에 오르는데만 열중하지 않아서 꽃도 보이고 바람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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