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 스푼 3
1910년대 경성에 냉면집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한 겨울 음식이었던 냉면은 제빙기가 도입되면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자전거로 배달도 했다고 합니다.
이때 냉면배달 하는 사람을 “중머리”라고 했는데 중머리는 원래 국숫집 주방에서 잡일을 하는 머슴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들은 조합을 만들기도 했고 1926년에는 160여 명의 중머리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고도 합니다.
학자에 따라 어떤 사람은 “중머리”가 배달하는 냉면을 배달음식의 효시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효종갱(曉鐘羹)을 효시로 보기도 합니다.
효종갱(曉鐘羹)은 일종의 고급스러운 해장국으로 남한산성 일대에서 밤새 끓인 효종갱을 항아리에 넣고 식지 않게 이불로 감 싸매어 달구지로 한양의 반가에 배달했다고 합니다.
효종갱은 한자의 뜻대로 “새벽종이 울릴 때 먹는 국”으로 전복 등 고급스러운 재료가 들어간 아침 해장국입니다.
그래도 배달맨의 시조는 중머리가 맞겠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어쨌든
내 기억의 배달음식은 철가방 짜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