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월요일입니다.
느지막이 일어나 한강변에 브런치 먹으러 나왔습니다.
초여름 이슬비가 분무기로 뿌리듯 부드럽게 내리네요.
카펜터스(The Carpenters)의 Rainy Days and Mondays는 내가 고등학교 때 알게 된 노래인데 영감이 된 지금 들어도 참 감성에 절게 하는 노래입니다.
다만, 오늘 FM에서 듣게 된 Rainy Days and Mondays는 좀 궁상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구절에 Talkin' to myself and feelin old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혼자 중얼거리니 늙어가는 기분이네”라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옛날에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우두커니 혼자 앉아 중얼거리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이제 나도 모르게 그럴 때가 있습니다. ㅎㅎ
팝송도 늙고, 사람도 늙어갑니다.
이제 치과로 갑니다.
거의 3년에 걸친 치과치료가 끝나는 날입니다. 늙어가면서 씹는 거라도 잘 씹어야 한다는 마음에 치료를 시작했는데 공사가 커져버려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또다시 망가지는 곳이 생기겠지만 이젠 그냥 살 겁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나는 죽으면 임플란트 나사못을 예닐곱 개 남기겠네요 ㅎㅎ
밥을 먹으며 어디서 들었는지 마누라가 아재개그 퀴즈를 냈는데 몽땅 다 맞춰버렸습니다.
몇 개 틀려줄걸 그랬나 봅니다. 되게 자존심 상해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