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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 이야기

이야기 한 스푼 7

by 이종덕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는 도도새가 살았습니다.

섬안에 천적이 없어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던 도도새는 도망 다닐 일이 없으니 점차 날개가 퇴화되고 뒤뚱뒤뚱 걸어 다녔답니다.

16세기 초 포르투갈의 선박이 상륙하게 되고 선원들에게는 날지도 못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않는 도도새가 참 좋은 사냥감이었고 식량이었습니다.

그 후 불과 100년 만에 멸종이 되었습니다.

“다음”에서 찾아보니 도도새가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통통하고 먹을게 많게 생겼네요. 그리고 나태해 보입니다.

이제 가을이 된 것 같습니다.

지난여름 나는 늙어감을 체감했습니다. 더위를 이기지 못해 체력이 떨어짐은 물론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에도 속이 불편했습니다. 눈이 침침하니 애꿎은 안경만 닦아대고 그러다 보니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서 거의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태하고, 게으르고 무뎌져 갔습니다.

마음은 한술 더 떠서 몸보다 먼저 늙더군요.


인지발달 학자 장 피아제는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이라고 했습니다.


바뀐 환경과 여건에 동화되고 조절하지 못하며 헤매고 있는 겁니다.

인정하고 거기에 맞춰 조절해야 합니다.

도도새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도도새의 도도는 포르투갈 말로 바보 멍청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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