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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구 Jul 19. 2020

페이스북, 다양성을 말할 수 있을까?

이종구 박사의 다양성 칼럼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 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이 다양성 문제로 꽤 많은 비판을 받는 것 같다. 한 흑인 청년의 죽음으로부터 촉발된 인종차별과 폭력에 저항하는 운동이 거세지면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맞서고 있다. 이 와중에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민주적인 발언은 언제나 존중되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매출의 98%인 페이스북의 기업 광고를 일부 중단당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dailycar.co.kr, 2020.07.01). 이후 페이스북은 꼬리를 내리고 납작 엎드려 사죄했지만, 유니레버, 코카콜라, 스타벅스 등 750여 개가 넘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광고 중단에 동참하면서 현재도 진행형이다(비즈니스플러스, 2020.06.27). 아무래도 글로벌 최고의 SNS 기업인지라 그만큼 사회적 관심이 큰 것도 사실이다. 


출처: 한국경제신문


비록 사건 이전의 인터뷰 내용이지만, 페이스북의 다양성 책임자인 맥신 윌리엄즈(Maxine Williams)는 페이스북의 다양성 노력을 강조했다(Fortune.com, 2017.02). 

하나의 예로 다양성 관리를 위해 진행하는 여러 파일럿(Pilot) 프로그램이다. 그것은 본 프로그램에 앞서 결과를 예측하는 일종의 샘플 테스트로, 그 결과를 보고 확대 실시할 건지 아닌지를 데이터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다. 

예컨대 매니저들이 후보자를 인터뷰할 때, 어느 학교 출신인지 또는 어느 지역 출신인지 등 피해야 할 질문들을 철저히 가려내는 프로세스 등이 파일럿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또한 그녀는 페이스북의 세 가지 주요 다양성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첫째, 매니저를 채용할 때는 ‘루니 룰(Rooney Rule)’을 적용한다. 루니 룰은 미식축구리그(NFL)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다양성 법칙으로, 고위운영진이나 감독을 선정할 때 반드시 소수인종이 후보자 명단에 들어가야 하는 규정을 말한다. 

둘째, 매년 여름에는 자체 교육센터인 페이스북 대학(Facebook University)에서 소수 그룹 대학생을 위한 기술 교육을 시행한다. 그리고 교육 성적이 일정한 기준을 넘어서면 페이스북이 직접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에 30명으로 시작하여, 2016년에는 170명으로 확대되었다. 

마지막으로 다양성의 중요 요소인 무의식 편견(Unconscious Bias)에 관한 교육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한다. 조직 갈등의 원인이 되는 무의식 편견을 어떻게 인지하고 다루어야 하는지를 가이드 하는 교육이다.      

한편 페이스북의 일부 리더들은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레지나 듀건(Regina Dugan)은 현재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여성 중 한 사람이고, 2016년 인터뷰 당시, 페이스북의 신기술 총괄 부사장이었다. 그녀는 페이스북의 다양성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페이스북의 혁신은 다양한 사람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모아서 만들어지는 창조적인 프로세스지요.” 그녀는 전에 미 국방성 연구 기관의 임원이었을 때부터 혁신 기술의 개발에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FastCompany.com, 2017.02).  


레지나 듀건   (사진: Melissa Golden, 출처: FastCompany.com)


또 그녀는 다양성에 관하여 이렇게 말했다. 

과학자나 예술가,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별 차이가 없지요. 단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가 다른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이전에 없었던 혁신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지요. 그 일은 매우 신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통의 작업입니다. 다양성은 우리가 원하는 혁신에 핵심이 되지요. 우리의 엔지니어들이 어떤 도전에 직면했을 때, 저는 연구실에서 여러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아마 모르실 겁니다”     


그녀는 특히 혁신 기술과 인지 다양성(Cognitive Diversity)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저희 연구실에 와보면 아시겠지만, 오스카상을 받은 감독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하고, 물리학자가 의류 업자와 같이 일하는 광경을 보실 거예요. 이것이 바로 인지 다양성입니다. 서로의 다양한 정체성(Identity)과 경험을 이해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단순히 여성의 비율을 늘리거나 일부 소수 그룹의 인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서, 가능한 넓은 스펙트럼의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다양성의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만약 리더인 당신이 팀의 다양성을 잘 인지하고 팀원 각각이 지닌 여러 다른 사고나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둔다면, 당신의 팀은 혁신의 자질을 갖춘 셈이지요. 반면에 모두 비슷한 성향이나 같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면 즉시 그것을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레지나 듀건은 최근 비영리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웰컴 리프(Wellcome Leap)’의 CEO로 임명되었다(Wellcome.ac.uk, 2020.05). 아마도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더믹 사태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새삼 우리 전통기업의 전형적인 리더들이 생각난다. 자신과 다른 생각은 무조건 문제로 보고 배척하는 리더들, 같은 생각과 유사한 성향을 좋은 팀워크라고 보는 일부 리더들 말이다. 레지나 듀건이 말하는 혁신을 위한 다양성과는 180도 상반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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