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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구 Apr 16. 2022

소문난 포용의 리더는 누구일까?

이종구 박사의 다양성 칼럼

표지그림 출처: https://edition.cnn.com/2014/10/19/business/gallery/super-boss-route-to-the-top/index.html


한비자의 ‘팔경’에서 군주는 상급, 중급, 하급으로 나눈다고 한다. 하급의 군주는 자기의 능력을 다하고, 중급의 군주는 다른 사람의 힘을 다하게 하고, 상급의 군주는 다른 사람의 지혜를 다하게 한다고 했다. 리더가 자신의 재능을 밝히는 데만 힘을 쓰면 아래에서는 잔꾀를 부리거나 속임수를 쓰게 되어 결국 조직의 균형을 잃게 된다는 말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incellkongeunhui/222294519002

한편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어떤 군주를 측정하려면 먼저 그 군주의 측근을 보면 된다. 측근이 유능하고 성실하면 그 군주는 총명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 군주는 측근의 실력을 알아내는 능력이 있고 그들이 충성을 다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측근이 무능하면 군주도 무능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선에서 벌써 과오를 범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인사 전문가인 리즈 와이즈먼(Liz Wiseman)은 다양성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리더를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고 말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을 더 똑똑한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으로, 개인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 활용하고 조직원에게 영감을 주어 기대 이상의 결과에까지 도달하게 하는 사람이다. 이와 반대되는 리더인 ‘디미니셔(Diminisher)’는 자신의 지성에 매료되어, 다른 사람의 지성을 억누르고 조직에 필요한 지성과 역량을 고갈시키는 사람이라고 했다(“멀티플라이어 이펙트”, 리즈 와이즈먼, 한국경제신문사). 


예전에 상급의 군주나 오늘날의 멀티플라이어나 모두 다양성을 잘 아는 훌륭한 리더 상이다. 또한 포용(Inclusion)의 리더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양성은 포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다양성은 ‘조직 구성원 각자의 차이를 가치화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포용은 이러한 다양한 인력들이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도록 지원하는 실천 양식이다(“전략적 다양성 관리를 위한 다양성 통합요인에 관한 연구 – 오라클 사례를 중심으로”, 이종구, 고영희, KBR, 2013년).     


그래서 포용의 리더는 대부분의 직원이 믿고 따르는 리더 상이다. 말이 쉽지,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믿음을 받는 리더는 흔치 않다. 기업의 오랜 관행이나 복잡한 규정을 따르면서, 현실적으로 겪는 여러 도전과 갈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포용의 리더들은 이런 도전과 갈등에 어떻게 대처할까? 


미국의 한 저명한 경영연구소는 포용의 리더이면서 동시에 혁신의 리더로 소문난 소위 ‘슈퍼 보스(Super boss)’ 200명을 인터뷰하고, 이들이 공통으로 가진 리더십 조건들을 소개했다(“4 Ways Managers Can Be More Inclusive”, Sydney Finkelstein, Harvard Business Review, 2017).     


첫째, 이력이 아닌 재능을 발견한다. 보통 리더는 대부분 후보자의 이력서에 의존하여 지난 경력들을 평가하고 채용한다. 반면에 포용의 리더는 평가하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특히 후보자가 가진 고유한 능력들을 발견하는데 타고난 직관이 있다. 여기서 고유한 능력은 비범한 지적 능력이나 창조성과 유연성 등이 해당한다. 때로는 예외의 방식이라 할지라도 후보자가 뭔가 비범한 면을 갖고 있으면 과감하게 채용한다. 이렇듯 포용의 리더는 사람을 볼 때 보통의 리더가 보지 못하는 핵심이 있다.      


둘째, 핵심 비전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맡긴다. 일반적인 리더들도 혁신을 말하고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직원들에게 회사의 수많은 획일적인 규정과 범위, 지침 등도 예외 없이 따르라고 요구한다. 반면에 포용의 리더는 직원 누구나 자기의 생각을 자유로이 얘기하고 주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회사의 룰은 가급적 간결하면서도 파워 있게 설정한다. 그래서 조직에 꼭 필요한 핵심 비전만을 정해주고 실행 방식은 직원들에게 열어놓는다.      


‘맛있는 혁명’으로 유명한 음식 전문가인 앨리스 워터스(Alice Waters)는 2014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녀의 한 측근이 그녀의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앨리스는 자신이 세운 원칙-음식 재료의 질과 신선도-의 절대적 기준에만 부합하면 이외의 음식에 관련한 내용은 전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에 따릅니다.”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qhaso22&logNo=221446776458

셋째, 기회를 만드는 자신의 고유한 방식이 있다. 때때로 어떤 리더는 자의적으로 직원들의 잠재능력을 제한한다. 예컨대 어떤 일에는 나이가 어느 정도 이상 또는 이하이여야 하고 어떤 경력이 반드시 필수적이라는 등등. 하지만 포용의 리더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기회를 만든다.      


토마스 프리스트 주니어(Thomas Frist, Jr.) 호스피탈 코퍼레이션(Hospital Corporation of America)그룹 회장은 전 세계 병원장 중 가장 부자다. 그는 현재 미국과 영국에 162개 종합병원과 113개 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때때로 물리치료사를 요직의 임원으로 발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왜냐하면 물리치료사는 누구도 발견할 수 없는 환자의 주요 특징을 밝혀내는 데 비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유명한 IT기업인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 회장은 회사의 평범한 접수직원(Receptionist)인 애너키 셀레이의 비범함을 알아채고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도록 권유했다. 그리고 고객팀의 매니저로 발탁했고 이후에 그녀는 오라클 영업 부문의 핵심 리더가 되었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HCA_Healthcare

끝으로, 경쟁과 협력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식이 있다. 자기 조직은 우수한 인재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훌륭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자랑하는 리더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는 조직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면서, 진정성 없이 립 서비스만을 날리는 사람도 꼭 있다. 이런 사람은 대개 경쟁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몰면서 협력은 닫아버리는 조직을 만든다. 하지만 포용의 리더는 공정한 경쟁과 동시에 협력할 수 있는 고유한 방식이 있다.      

모타운 음반사(Motown Record Label)를 창업한 프로듀서 베리 고디(Berry Gordy)는 자신과 계약을 맺은 아티스트들이 서로 우정을 맺고 협력하는 환경을 만들면서, 동시에 그들끼리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여 전체의 음악을 풍성하게 만드는 음악가로 유명하다.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발현이 되면 그것이 더 큰 능력이 된다. 우리는 그것을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라고 한다. 즉 다른 사람이 잘 되게 도울수록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서로를 위해 돕는다는 선순환 효과다. 이것이 바로 다양성을 지향하는 삶이면서 기업이 지향해야 하는 조직이다.

출처: http://www.mmjazz.net/book/1792

포용의 리더는 현자(賢者)와 지자(知者)를 올바로 선택하는 민감한 능력을 지닌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진 고유한 능력을 구분하고 기회로 전환하는 위대한 능력도 있다. 그는 실행력 못지않게 자신만의 뛰어난 선택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포용의 리더는 영화감독이며 지휘자이지 화려한 독주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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