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구 Jun 18. 2019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줄 서 있나요?

이종구 박사의 다양성 칼럼

필자는 주변의 리더 자리에 있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종종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리더로서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의 생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줄 서 있어 즐거운가요? 당신의 생각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싫은가요? 아니면 불편한가요?’ 이 질문들에 솔직하게 대답한다면 대부분 ‘네’라고 할 것이다. 


자기와 뜻을 같이하고 함께 움직여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정말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생각이나 가치, 실천방식이 같을 필요가 없고 같을 수도 없다. 리더는 항상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직원들이 열린 공간에서 자유로이 상상하고 잠재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도와야 한다. 


한편 자신이 가장 똑똑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직원들에게 가르쳐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 그는 보통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의 직원들은 업무의 초점을 보스의 생각에 맞추느라 대부분 시간을 낭비한다.


리더의 생각에 따라 조직은 많은 영향을 받고 때로는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다양성의 관점으로 4가지 유형의 리더가 있다고 한다. 

그림  이연우


먼저 하급의 리더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채운다. 이러한 조직은 일사불란한 조직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환경의 변화에 눈이 멀게 되고 적응력이 떨어져 결국 조직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중급의 리더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서로 다른 차이를 수용하고 어느 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것을 활용하여 생산성 등과 같은 조직의 성과로는 끌어내지 못한다.

다음의 리더 유형은 상급의 리더이다. 그는 직원들의 차이가 조직 내에서 자유로이 드러내게 하여 더 나은 성과를 지향한다. 즉 다양성을 수용하여 조화를 이루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는 리더를 의미한다. 하지만 다양성에는 여전히 수동적인 자세이다. 

마지막 유형으로 최상의 리더가 있다. 그는 직원 각자의 차이를 장려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조직 내에서는 각각의 차이들이 서로 학습이 되어 창조적 배움으로 이어지게 하고, 외적으로는 혁신을 발휘하여 가치를 창출하도록 노력한다(비빔밥, 성상현, Korea Employers Federation, 2011).     


어쩌면 1993년 IBM의 회장으로 취임했던 루이스거스너(Louis Gerstner)가 바로 최상의 리더에 해당할 것이다. 그는 취임 초부터  ‘다양성이란 다양하고 다문화적 시장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 자체가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창하였다. 그는 기존의 인식, 즉 조직 내에서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동일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공동체적 인식에서, 오히려 반대로 차이를 늘리고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제도화하고 실행했다. 단순히 기존의 평등주의 정책을 넘어 차이의 장려를 통하여 더 많은 창조적 배움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그는 ‘건설적 붕괴(Constructive Disruption)’로 표현했고,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루이스거스너(Louis Gerstner) 회장       출처: https://medium.com/pebbleroad/


다양성을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그는 회장 직속으로 8개의 테스크포스(Task Force, 이하 TF)팀, 즉 흑인, 여성, 미본토인(Native American), 동성애자, 장애인, 백인남성, 히스패닉, 아시안 그룹을 조직하였다. 각 그룹은 IBM의 고객이 되어 니즈와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여기서 도출된 결과를 IBM의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에 적용,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루이스거스너 회장은 미국 내 소수 그룹의 구매력이 세계 7위 국가의 GDP 규모와 맘먹는 시장, 즉 더 이상 소수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과감한 다양성의 리더십으로 마케팅 혁신을 보여주었다(Thomas, D. A.(2004), Diversity as strategy, Harvard Business Review).      


이 IBM의 사례는 다양성을 기업 전략과 목표에 통합하여 큰 성과를 남겼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그리고 이제 25년이 넘은 오래전의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여전히 생소하고 신선한 이야기로 들리는 이유는 왜일까?


작가의 이전글 스피크 업(Speak-up)문화는 비즈니스 전략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