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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위한
가치제안

이종구 박사의 스타트업 칼럼

by 이종구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을 정의하기에 앞서 목표 고객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들의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의 주요 사양을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앞에서 필자가 언급한 바 있다1.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정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이 무엇을 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할 단계이다. 먼저,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즉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생각해보자. 이는 목표 고객 또는 페르소나가 제품을 통해 얻는 혜택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치 제안을 정의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첫째, 가치 제안은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수치로 정량화할 수 있을 때 더욱 명확해진다. 중요한 것은 목표 고객의 욕구를 기준으로 제품이 제공하는 혜택의 크기를 평가하고, 이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서술하는 것이다.

둘째, 가치 제안은 목표 고객의 구매 기준에서 최우선 순위에 맞춰져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적시 출시'라면, 그들에게 "우리 제품으로 매달 $$$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고객의 우선순위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맞는 혜택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As-Is vs. To-Be

목표 고객에게 가치를 제안하는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방법 중 하나는 ‘As-Is vs. To-Be’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상황(As-Is)과 제품을 채택한 후의 변화된 미래(To-Be)를 비교하여 가치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표나 그림을 활용하여 차이를 명확하게 시각화하고, 한 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직관적으로 가치를 이해할 수 있으며, 제품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둘째, 반드시 고객이 사용하는 용어로 표현하여,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AI, 빅데이터, 스마트 팩토리 등 첨단 기술 제품을 설명할 때, 기술적인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에도 고객의 입장에서 이해 가능한 언어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미래(To-Be) 가치 제안은 반드시 달성 가능한 목표여야 하며, 제시된 수치는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에게 제공할 혜택을 과장하지 말고,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직하게 제안해야 한다. 신뢰는 고객 관계의 핵심이며,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좋은 가치 제안이라도 고객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필요에 따라 미래 가치 제안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면, 고객의 신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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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s vs. To-Be (출처: 생성형 AI)



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SensAble Technologie)의 가치제안 사례

MIT 마틴 트러스트 기업가 정신 센터의 소장인 빌 올렛(Bill Aulet) 교수는 오래 전에 3D 인식 기술인 '팬텀(Phantom)'을 개발해, 스타트업인 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SensAble Technologies)를 설립했다. 이 기술은 손가락이나 스타일러스의 움직임, 스크린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지하여 물체의 형태, 동작, 무게 등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구현하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3D 기술이었다(아래 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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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Phantom) 기술 (출처: 스타트업 바이블)


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의 창업팀은 팬텀 기술을 응용한 솔루션을 통해 최적의 목표 고객을 찾아, 5년 내에 수천만 달러 규모의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첫 단계로 목표 고객 탐색에 집중했다. 몇 주 동안 잠재 고객과의 인터뷰, 기술 전시회에서 받은 피드백, 그리고 팀원들의 상상력을 결합하여 방대한 1차 잠재 시장 목록을 작성(Brainstorming)했다.

그 후, 7가지 기준과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목표 시장을 필터링하여 목록을 축소했고, 최종적으로 8개의 목표 시장을 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몇 주 동안 직접 시장조사(Primary Market Research)를 진행하면서 잠재 고객과 직접 접촉하여 각 세분 시장에 대한 상세한 고객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통해 시장 세분화표를 완성했다(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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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의 시장세분화표 (출처: 스타트업 바이블)


그리고 센스에이블 창업팀은 세분화된 시장에 대한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쳐, 거점 시장으로 장난감과 신발 제조업체의 산업디자인 시장을 선택했다. 이 시장에서는 모형을 다루는 디자이너들이 많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해왔다. 또한, 목표 고객(페르소나)의 구매 기준에서 최우선 순위는 ‘제품 개발 시간 단축과 적기 출시’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제, 고객의 우선순위를 반영하여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구체화할 시점에 도달했다. 먼저, 현황(As-Is)을 파악하기 위해 기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신제품 장난감을 출시하는 데 소요 시간을 산정했다. 그리고 고객의 검증을 거쳐,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As-Is' 상황을 정리했다.

다음 단계는, 향후 제안할 펜텀(Phantom) 기술 기반의 3D 디자인 툴을 사용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고객의 전체 제품 생애주기 사용 시나리오에 맞춰 단계별로 분석하여 'To-Be' 그림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목표 고객이 신속하게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인 시간 절감 효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치 제안을 완성했다(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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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에이블 테크놀로지의 가치 제안 (출처: 스타트업 바이블)


결국, 센스에이블 팀은 목표 고객의 최우선 순위인 제작 기간을 50% 단축할 수 있다는 중요한 가치를 도출해냈다. 이와 같은 가치 제안은 고객이 직면한 핵심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며, 그 효과와 혜택은 누구보다 고객이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러한 시간 절감의 가치는 고객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며, 이는 곧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강력한 설득 요소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스타트업이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핵심적인 혜택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성공적인 가치 제안은 고객의 문제와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있다.

특히,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가치를 명확히 표현하고, 이를 고객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과장되지 않은 신뢰할 수 있는 혜택을 제시하고, 이를 정량화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접근은 스타트업이 고객의 신뢰를 얻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가치 제안은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그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출발점이다.



참조문헌

1. ‘스타트업의 핵심, 시장과 고객 중심의 제품 전략’, 이종구, 융합경영리뷰 10월호

2. ‘스타트업 바이블’, Bill Aulet, 비즈니스북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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