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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가치 창출을 넘어 수익 모델까지

이종구 박사의 스타트업 칼럼

by 이종구

표지이미지 출처: 생성형 AI


초기 스타트업의 창업가들은 가치 창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자신의 아이템이 원하는 형태로 개발될 수 있을지, 스타트업의 핵심 역량이 제품에 잘 녹아 있는지 등에 집중한다. 이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비즈니스의 진정한 시작은 고객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순간부터다. 즉,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스타트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많은 창업가는 ‘가치 창출’이 자연스럽게 ‘수익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면 고객들이 알아서 구매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흔히 창업가들이 빠지는 착각 중 하나다. 가치 창출과 수익 창출은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결코 인과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제품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획득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절대적이다. 즉, 비즈니스 모델을 깊이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창업가의 중요한 과제다.

BizModel1.PNG 가치창출과 수익창출의 균형 (출처: Martin Trust Center for MIT Entrepreneurship)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해야 할까? 이를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네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1.

1. 고객(Customer): 고객의 욕구와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의사결정 단위에서 누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예산으로 지불되는지 등 고객의 여러 측면을 상세히 분석해야 한다.

2. 가치 창출(Value Creation):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고객은 얼마나 많은 가치를 얻으며, 그 가치를 언제 어떻게 얻게 되는지, 혹시 리스크는 없는지 등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3. 경쟁(Competition): 경쟁자의 가치 창출과 획득 방식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경쟁자는 누구이며, 그들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지, 그들이 고객을 어떻게 락인(Lock-in)하는지, 그리고 어떤 차별점을 가질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

4. 기업 내부 상황(Internal Factors): 설정한 수익 모델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상황과 목표에 맞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영업 사이클에 적합한 모델인지, 설정한 수익 모델이 적절한 생애가치(Lifetime Value)를 창출하는지, 그리고 현금 흐름이 원활하게 전개될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공짜 전략’ 자체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기본 서비스 무료 제공이나 투자금으로 사용자 확보 후 수익 모델을 찾는 방식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진정한 비즈니스는 시장에 선보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공짜 전략을 활용할 경우, 반드시 추가적인 유료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기술창업팀 ‘하이코치’의 비즈니스 모델

고려대학교 기술창업팀 ‘하이코치’는 증가하는 퍼스널 트레이닝(PT) 인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코치’는 PT 이용자들이 배운 운동 방법을 정확히 기억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다. 또한 트레이너가 앱을 통해 회원의 운동 루틴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인바디 기록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효율적인 식단 관리 기능 등을 포함, 효과적인 PT 관리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 ‘하이코치’는 퍼스널 트레이닝 시장에서 고객과 트레이너 모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여,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그림)2.

하이코치1.PNG 하이코치 페르소나 우선순위에 따른 서비스 가시화 (출처:고려대학교)


창업팀은 시장 세분화를 통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PT를 받는 20~30대 직장 여성을 주요 거점 시장으로 선정했다. 이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PT에서 배운 운동을 혼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기능을 설계했다. 또한 페르소나와 목표 고객층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혁신 창업 프로세스에서 제시한 4가지 렌즈(고객, 가치, 경쟁자, 기업 내부의 현황)를 기반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즉 몇 가지 유료 옵션을 도출한 후, 각각을 4가지 렌즈를 통해 검토하여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여 니즈에 맞게 무료 및 유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기획했고, 경쟁사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결국 창업팀은 무료와 유료 서비스를 결합한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비즈니스 모델로 선정하였다(그림). 이를 통해 기본적인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보다 고급화된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유료 옵션을 추가하여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

하이코치3.PNG 하이코치 비즈니스 모델 (출처: 고려대학교)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지속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존의 표준화된 모델에 의존하기보다는, 가능하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선택의 폭이 넓고 유연성이 뛰어나 기존 경쟁자보다 분명한 강점을 가진다. 다만, 한 번 고객층이 형성되고 나면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성패는 고객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은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는 데 핵심이 된다.



참조문헌

1. ‘스타트업 바이블’, Bill Aulet, 비즈니스북스, 2013

2. 융합경영리뷰, 2025(4월호), 한국융합경영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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