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행자이야기15

행자

by 박종국

행자


행자는 '행복하게 자라라'는 뜻의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 이름입니다. 흔히 부르기 좋다고 탱자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돌 맞이를 한 행자는 어엿한 제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알은 체도 안 합니다.


행자는 토이초코푸들로 그다지 몸집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깥나들이 때면 힘이 황우장사입니다. 마산내서 광려천을 왕복하자면 좋이 두어시간 거린데, 행자는 가뿐하게 바투 걷습니다.


처음 행자를 만났을 때 정말이지 쥐주먹만 했습니다. 영양도 부실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여태까지 강아지를 길러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전혀 관심 없었고, 집안에 동물을 키운다는 자체를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행자와 함께 지냈던 4년. 그러한 제 생각을 싹 바꾸어 놓았습니다. 개가 뭐가 좋아서 그렇게 돌돌돌 안고 사느냐고 지청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릅니다. 직접 키워보지 않으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를.


오죽했으면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식보다 낫다고 입을 모으겠습니까. 단 하나 말을 못해 자기 의사표현을 못할 뿐이지 행자는 대여섯살 아이만큼 똘똘합니다. 똥오줌을 가리는 일은 물론, 가족 일상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들고날 때마다 폴짝폴짝 뛰면서 넘치는 인사를 합니다. 간혹 귀가가 늦은 식구가 생기는 날은 현관문앞에서 해바라기를 합니다.


녀석을 보면 볼수록 귀염이 졸졸졸 묻어납니다. 집안에서 강아지를 키운다고 역정을 내셨던 장모님도 이제는 행자가 간다면 계란 두어개 삶아 놓고, 간식까지 챙겨놓고 기다리십니다. 행자가 애살스럽고 하는 짓이 귀엽답니다. 어딜가나 행자를 데리고 다니니 때론 핀잔을 듣고, 눈쌀 지푸리는 이들을 만납니다. 심지어 한 그릇감이다며 농짓거리를 하기도 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아무런 꺼리낌없이 탕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체 입에 대지 않습니다. 관심 갖고 키워보니 행자가 얼마나 소중한 지 알겠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도 분명 좋고 싫은 감정을 다 가졌습니다.


한데도 유기견이 너무 많습니다. 맘 좋을 때는 반려동물이라며 키우다가 어느 순간에 나몰라라 내다버립니다. 엄청난 해코지가 아닙니다.


작년부터 아내는 일터주변의 방치 상태인 강아지 한 마리를 돌봐 줍니다. 먹이는 물론, 더위와 추위, 주변 정리까지 도맡았습니다. 어느 농장주인이 어린 강아지를 얻어다 놓고 거들떠보지 않는 개입니다.


누가 그럽디다. 개는 반드시 바깥에 내놓고 키워야 한다고. 제 경험으로 볼 때 이는 엄청난 고정관념입니다. 개가 집을 지키고, 사냥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요즘 개는 반려동물로, 안내견으로, 심정적 동반자로 사랑받습니다. 행자도 한 가족으로서 똑같은 대접 받고 삽니다. 개를 혐오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얼토당토 않는 말이겠지만, 곁에 두고 키워보면 분명 생각이 달라집니다.


지금 시간 꼭두새벽입니다. 행자는 제가 누운 잠자리 옆에 곤히 잠들었습니다. 행자는 침실에서 같이 잡니다. 징그럽지요? 이럴 때 녀석은 돌배기 아기같습니다.


짬나거든 가까운 애견샆으로 가서 강아지와 눈맞춤해 보세요. 세상사는 기분이 달라집니다. 가족 간 감정순화에도 크게 보탬이 됩니다. 그렇잖음 함부로 동물을 홀대하지 마세요. 그게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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