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규 May 17. 2024

[D-3][5월15일] 나는 왜 글을 쓰기 힘들까

그냥 괜히, 왜 글을 쓰는 것이 힘든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글을 쓰려면 우선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텍스트나 워드, 한글 같은 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엽니다. 글을 씁니다. 처음에는 노력을 하면서 어느 정도 글을 씁니다. 잠깐 한숨을 돌리고 싶습니다. '잠깐 메일이나 체크해 볼까?'라며 메일함을 열어 봅니다. 아니면 '유튜브에 새 영상이 떴다고 알림이 왔는데 잠깐 보고 할까?' 하면서 유튜브에 들어갑니다. 그러다 추천 영상을 보고 웹서핑을 하다 보면 백이면 백, 그날은 그 상태로 남은 하루를 통째로 날리게 됩니다.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으나, 이 패턴이 늘 반복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나중에 먹는 편인가요? 일찍 먹는 편인가요? 저의 경우는 전자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아껴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다시 먹을지 모르니 천천히, 최대한 음미하고 싶습니다. 비슷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저한테 꼭 해야 할 중요한 큰일과 바로 처리해야 하는 작은 일이 눈앞에 있다고 칩시다. 그럴 때 저는 작은 일부터 처리하고 가장 마지막에 큰일을 끝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은 일은 말 그대로 자잘하지만 하나씩 처리하는 재미가 있고, 큰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끝내고 나면 그만큼 성취감이 큽니다.


그런데 최근에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일종의 회피형 방어기제로써 큰일보다 작은 일을 먼저 선택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큰일은 부딪히기 두려우니까 피하고, 당장의 작은 일에만 몰두하려는 것이죠. 눈앞에 작은 일에만 집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큰일을 못하거나 기한을 못 맞추는 일이 왕왕 있었습니다. 좀 심각하죠. 그러면 글을 쓸 수 있도록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고 억지로 글을 쓸 수 있게 마음을 크게 다잡아 봐라,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참, 마음처럼 쉽게 돼질 않더군요. 시험을 앞두고 딴짓을 하는 수험생일 때와 크게 다르지 않는 행동을 하는지. 성인이 된지 한참이 되어서도 변하지를 않는군요. 누군가는 큰일을 못한 것에 대해 말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변명을 합니다. 말을 하다 보면 자꾸 말을 만들게 됩니다. 구구절절하고 불필요한 말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저도 저를 모르겠습니다. 결국은 일 못하는 사람의 전형인 것입니다.


저는 워낙 여기저기 관심이 많은 편이고, 전문 유튜버까진 아니지만 유튜브 계정을 두 개 운영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거나 활동하고 있고, 여가 시간에는 게임을 하고, 취미로 공연을 보거나 영화관도 갑니다. 욕심이 너무 많고 발 담그고 있는 게 많아서 문제인 것도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도파민에 중독되어 무엇 하나도 제대로 집중을 못 하고 일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아아, 여기까지 글을 써보니 제가 왜 글을 못 쓰는지 스스로 성찰하게 되고 반성하게 되는군요. 한편으로는 이런 글을 쓰니 재미있습니다. 시간만 여유롭다면 더 쓰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100일 동안 글쓰기를 하다 보면 다시 글을 쓰는 습관이 만들어질지 모르겠네요. 제 삶이 변화할지 모른다는 희망도 갖게 되는군요. 앞으로 올려주시는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그럼 이제 이 글을 마쳐야 하니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자 원고지 8.5장)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D-5][5월13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