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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May 20. 2024

[3일째][5월20일] 에너지를 집중

원래 오늘은 점심시간에 과제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저녁에는 동호회에서 모임이 있는데, 가게 되면 글을 쓸 시간은 사실상 점심시간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어이없게도 박살이 나게 됩니다. 


점심시간을 10분 남기고 막 나가려고 할 때, 하필 회사 대표님의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오후 늦게 있을 당신 개인 일정에 가야 하는데, 회사 물품을 준비해서 삼성동까지 차량으로 동행해라. 오 마이 갓! 속으로 욕이 나왔습니다. 정시 퇴근은 물 건너가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물품을 체크해 보니 지시하신 만큼의 재고가 없었습니다. 재고가 없다고? 없으면 파주에 있는 물류창고에 가서 가져와야지. 그래야 시간에 맞추지. 화가 치밀어 오르고 욕이 절로 나왔습니다. 고개를 들어 시간을 봤습니다. 12시였습니다. 화를 내면 뭐하나. 갑자기 차가운 이성이 찾아왔습니다. 당장 파주로 출발해야 시간을 겨우 맞출 수 있었습니다. 네, 네. 저는 월급을 받는 직장인인걸요.


모든 일이 끝난 후 대표님께서는 삼성동에서 알아서 일보다 들어갈 테니 저 혼자 사무실로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 퇴근 시간이었던 터라 교통이 굉장히 혼잡했습니다. 파김치가 되어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 마감 보고까지 마치니 어느덧 7시 반. 동호회 약속은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간다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이라도 늦게 약속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저는 오늘의 글쓰기 미션을 마무리 짓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회사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오픈 AI CEO인 샘 올트먼은 “성공 확률이 높은 소수의 중요한 일들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나머지는 다 제거해라. 생각보다 당신이 제거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더 많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지금 제 상황하고 딱 맞아떨어지는 글인 것 같네요. 저한테 글쓰기가 그렇다고, 그렇게 믿으며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합니다.


-200자 원고지: 5.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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