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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May 21. 2024

[4일째][5월21일] 마라탕후루

언젠가부터 유튜브 추천에 ‘마라탕후루’라는 키워드가 붙은 영상들이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마라탕후루라니, 마라탕과 탕후루를 합친 단어인가? 그 두 음식이 최근까지 10대와 20대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었지만 슬슬 유행과 멀어져서 종종 가게 폐업 중이라는 뉴스를 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시큰둥하게 넘어갔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자주 보는 유튜버 침착맨의 영상에서 갑자기 마라탕후루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춤을 추겠다면서 마라탕후루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경쾌한 피아노 반주를 시작으로 귀여운 목소리의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선배를 향해 뭐라 뭐라 합니다.


선배! 마라탕 사주세요 (그래 가자)

선배! 혹시.. 탕후루도 같이.. (뭐? 탕후루도?)

 

그럼 제가 선배 맘에

탕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탕탕 후루후루

내맘이 단짠단짠 (으~캬!)

탕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탕탕 후루후루

마라탕탕탕탕 후루루루루


아찔했습니다. 이게 무슨 노래인가. 마라탕을 사달라고 했다가 탕후루까지 사달라고 하더니 느닷없이 탕탕탕 후루루루루 하는 노래로 변화하다니. 가사 유머러스하면서 어린애들이 좋아할 것 같은 센스도 있는 것 같긴 한데, 계속 들으니까 정신이 어질어질해집니다. 중독될 것 같습니다. 음악이 나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유행하는 노래인가 싶어서 뮤직비디오를 찾아봤습니다. 영상 속 한 여자아이가 치명적인 표정으로 노래를 하면서 반복적인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성인인 듯하면서 성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에 이런 틱톡이니 쇼츠니 하는 류의 반복적인 노래와 춤으로 일부러 유행을 만드는 것을 챌린지라고 부른답니다. 의도적인 챌린지 영상처럼 보여서 처음에는 좀 불편했습니다.


노래를 부른 사람의 이름은 서이브 라고 하는데 놀랍게도 12년생이라고 합니다. 예전 잡지 플레이보이 모델로 유명했던 이파니의 딸이라는군요. 와, 신기합니다. 제가 젊었을 적 알던 유명인의 자녀가 슬슬 활동을 시작할 때인 것인가. 깨닫고 나니 서이브라는 친구가 달리 보입니다. 어린 녀석이 벌써부터 이런 끼를 부리다니 대단합니다. 아까까지 음악이 별로였는데 갑자기 다르게 들립니다. 은근히 중독되는 음악인 것 같습니다. 유튜브 댓글 창에는 욕하러 들어왔다가 12년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애가 참 잘 한다는 내용의 칭찬 댓글이 보입니다. 사람 생각들이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 200자 원고지: 7.0장

 


https://youtu.be/dd9yeNZXWXg?si=jq4s1zRRQrrbCu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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