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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May 24. 2024

[7일째][5월24일] 요즘 가끔

오늘은 원고를 고치는 일을 했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예전 베스트셀러의 원고입니다. 출판편집을 정식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책 관련 업종에서 몇 년 있었다고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 정도의 실력까지는 아니지만.  


영어 원서와 대조해 보니 저희 원고에는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원서에서는 주인공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일일이 소개해 주는 장면인데, 저희 책에서는 그것을 뭉뚱그려서 설명을 한 줄로 끝내버렸습니다. ‘대체 왜 이것을 그대로 안 살리고 빼버렸을까?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독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되었을 텐데.’ 그런 의문을 품으며 새로운 원고에는 원서 내용을 반영했습니다. 과연 회사에서 그것을 반영해줄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도는 해보려 합니다. 고전이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다시 읽힐 수 있도록 새 생명을 불어 넣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원고를 고치는 동안 출판 편집자가 되려고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과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운이 없어 출판 편집자가 되질 못하고 영업 일을 하게 되었는데, 알고 배운 게 책이라고 계속 책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그렇게 10년 정도 돌고 돌다 보니 지금은 출판사에 들어가서 편집 일을 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비록 편집자는 아니지만. 


10년 전의 제가, 지금의 저를 본다면 과연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박봉인 것은 똑같네. 라고 했을까요?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 200자 원고지: 4.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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