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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May 25. 2024

[8일째][5월25일] 강형욱 해명 영상을 보고

어제 과제를 하려는데 유튜브에 최근 논란인 강형욱 훈련사의 해명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보고 나면 생각이 많아질 게 뻔했습니다. 당장 보고 싶었지만, 과제를 끝나고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집중하면서 과제를 끝냈습니다.


영상은 55분 동안 이어졌습니다(역시 봤으면 과제를 못 했을 겁니다). 강형욱과 회사 이사인 와이프는 여러 의혹에 대해 대부분 해명했습니다. 언론과 짧은 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자신의 채널에서 원하는 방식대로 제작한 해명 영상이라서 그런지, 잘 전달하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역시 한쪽 말만 듣지 말고 반대쪽 말도 들어 봐야 하는구나, 영상을 다 보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강형욱은 우리나라에서 개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꾼 사람입니다. 그가 등장하면서 모든 사람이 개를 대하는 문화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개를 별로 안 좋아해서 일부러 멀리했던 저조차도 개에 대한 관심을 두게 했습니다. 그렇게 강형욱은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했고, 방송과 기업 광고를 비롯한, 너무 많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회사까지 키웠습니다. 자기 딴에는 꿈 같은 훈련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런 낭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급속도로 성공한 탓에 자기 성찰이나 여유를 충분히 가질 수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임금 체불 문제도 따지고 보면 회사를 막 키우고 있을 때라, 사업적으로 지식과 경험 자체가 별로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직원 입장에서 보면 욕할 만한 일들이 있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강형욱 본인 말마따나 좋은 대표는 아니었을 겁니다.


사람들은 작은 문제가 하나 터지자 그럴 줄 알았다면서 우르르 몰려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퇴사한 지 한참 지난 퇴직자부터 시작해, 지나가던 어떤 고객까지, 나도 겪은 적이 있다면서 SNS와 뉴스에 온갖 사례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며칠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좀 무서웠습니다. 사람 하나가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공들여 만들어진 탑이 무너지는 것은 너무 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또 여론이 반전되었습니다. 역시 훈련사님을 믿고 있었다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각종 미담과 응원이 쏟아냅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태세 전환이 되는 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나중에 또 여론이 뒤바뀔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불과 1달 전 있었던 민희진 기자회견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민희진-하이브 건은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라, 여기에 제 생각을 적진 않겠습니다만, 나중에 어느 정도 결론이 나면 한번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하루하루가 영화와 같은 세상입니다. 아니, 영화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영화를 안 봐도 될 만큼 스펙타클한 사건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세상이니만큼 우리는 더욱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 200자 원고지: 7.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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