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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May 30. 2024

[13일째][5월30일] 가스레인지

언젠가부터 가스레인지의 점화가 잘 안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레버를 점화 쪽으로 돌리면 탁탁하는 전기 튀는 소리가 나면서 점화가 되야 되는데, 2구 모두 처음보다 점화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제 가스레인지는 2019년에 전세로 들어와 살면서 전에 있던 세입자가 두고 간 제품입니다. 키오떼(kiodde)라는 브랜드의 제품인데 처음 보는 브랜드였습니다. 그래도 검은색 컬러에 세련된 디자인이 보기에 괜찮아 보여 별 탈 없이 잘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최근 들어 상태가 좀 안 좋아졌습니다. 


지난 주말에 갑자기 오른쪽 화구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레버를 돌리면 아무 반응은 없고 가스가 새는 소리와 가스 냄새가 났습니다. 분명 전날까진 잘 썼는데 말이죠. 다행히 왼쪽 화구는 작동을 해서 그쪽만 사용해서 음식을 해 먹고 있습니다. 본가의 어머니께 이 얘기를 했더니 건전지 문제일 수도 있으니 한번 바꿔 보라고 하셨습니다. 다음날 건전지를 새것으로 사서 바꿔 봤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오른쪽은 작동이 되지를 않고 있습니다. 


키오떼에 문의를 해보는 수 밖에 없어서 인터넷에 고객센터를 검색해 봤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가 먹통이었습니다. 아무리 주소를 입력해도 홈페이지에 접속이 되질 않았습니다. SNS를 찾아 들어가 보니 대략 2021년에 올라온 게시물이 마지막 활동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의 항의와 원성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좀 더 찾아보니 타 홈쇼핑 사이트에 키오테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남아 있었습니다.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을 거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라고 나오길래 바로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습니다. 키오떼는 정말로 망한 것 같습니다. 한숨이 나왔습니다. 


언제까지 이 가스레인지가 작동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한쪽 화구만이라도 사용이 가능하니 계속 써야겠습니다. 전세 계약이 내년에 종료하는 것도 있어서, 그때까지는 버티다가 이사 가서 바꿔야겠군요. 잘 쓰던 살림살이가 속을 썩이니 괜히 피곤합니다. 


- 200자 원고지: 5.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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