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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n 09. 2024

[23일째][6월9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체력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체력

낮에 정김경숙이 2022년에 낸 책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를 읽었다. 인상 깊은 구절 몇 개를 적어 본다.


관장님이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다. "검도를 가르치기 가장 어려운 신입 회원들이 바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오히려 첫 1년을 잘 넘기는데 사회에서 소위 잘나가는 임원들은 잘 버티지 못합니다. 운동을 새롭게 배울 때 갖게 되는 어설픔, 혹은 실패자가 되는 느낌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시간을 들여도 성과가 바로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면 금방 그만두고 포기합니다." (p.45, 46)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인내심이 떨어진다. 그리고 피로감을 견디지 못해서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렇다. 가끔 너무 피곤할 때면, 머리가 굳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두려워질 수밖에 없다. 졸음이 몰려오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여기서 한 발 더 내딛'을 수 있겠는가. 내가 나의 숨은 잠재력을 발견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다.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 역시 천재성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여유, 그리고 행동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p.69)


취약점을 드러낸다는 것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자신이 가진 약점 때문에 처절하게 실패했을 때 이를 인정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다음 단계를 상상할 수 있다.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느끼고 배웠다면 이것은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p.98)


영어가 중요한 이유는 100개도 더 들 수 있지만, 딱 두 가지만 말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향후 커리어 개발에 막강한 기회가 된다. 둘째, 영어를 잘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업무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 전 세계 웹상에 있는 모든 문서 가운데 한국어 문서는 얼마나 될 것 같은가? (...) 전 세계 웹사이트의 언어를 분석한 결과 영어 문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62%라면, 한국어 문서는 0.5%에 불과하다. (...) 그만큼 영어는 그냥 잘하면 좋지가 아니고 기회의 문을 정말 '좌아아아악!' 열어준다. (p.137, 138)


저자 정김경숙은 모토로라 코리아 등 여러 기업에서 일하다 구글 코리아에서 총괄 임원으로 12년간 근무했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시기인 나이 쉰에 구글 미국 본사에 일반 사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2022년에는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를 출간한다. <유퀴즈>에 출연하고 수많은 강연과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정확히 6개월 후, 구글에서 이메일 한 통으로 정리해고를 당하게 된다. 최악의 시련에 닥친 그는 인생의 커다란 변화를 깨닫고는 마트 점원, 스타벅스 바리스타, 택시 운전기사, 애완동물 돌보미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한다. 2024년에는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를 낸다.


원래는 최근에 나온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를 읽으려고 했다. 스토리가 기가 막혀서 너무 읽고 싶었다. 그런데 도서관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지 그의 전작들만 있었다. 그래서 첫 작품인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를 읽게 되었다. 책으로나마 구글의 사례를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국내 태생의 여성인 저자가 글로벌 기업의 회사 생활을 어떻게 버티면서 계속 나아갈 수 있었는지, 중견급인 나이임에도 영어 공부를 비롯한 각종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지, 그런 이야기들이 친한 직장 동료에게 말하듯 쉬운 언어로 쓰여 있어서 술술 잘 읽혔다. 한나절 만에 200페이지를 읽었으니 이제 조금밖에 안 남았다. 저자는 전작에서 지치지 않고 일을 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다. 과연 퇴사 이후에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그의 인생 고찰이 너무 궁금하다. 


- 200자 원고지: 10.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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