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일째][7월15일] 셀프 세차

by 김종규

오전에 회사 법인 차량을 청소했습니다. 손 세차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불과 몇 달 사이에 금방 또 더러워졌습니다. 상사께서 개를 데리고 타는 습관을 갖고 계시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손 세차장에 차를 맡기면 보통 3만 원에서 3만 오천 원정도 합니다. 그러나 개가 있다고 하면 추가로 5만 원을 더 받습니다. 심지어 아예 거부하는 곳도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 오늘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번 세차는 셀프 세차장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셀프 세차는 처음입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깔끔하기로 소문난 연예인 브라이언이 셀프 세차하는 장면을 보고는, 그의 말도 안 되는 꼼꼼함과 고집을 보며 웃었는데, 제가 그걸 그대로 하고 있으려니 마냥 웃을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여름 날씨 속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룩 흐르는데, 차 외부에 물 뿌리고 빡빡 닦고, 내부에 청소기와 에어 브러시를 이용해 먼지를 털어내는 과정이 지지부진하면서 힘겨웠습니다. 게다가 호스와 청소기가 시간 단위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보니 빨리 끝내지 않으면 세차 요금이 계속 올라가는 구조더군요. 회사 팀장님과 같이 세차했길래 망정이지, 혼자서 했으면 시간과 돈이 배로 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1시간 넘게 세차했습니다. 깨끗해진 차량을 보니 조금 뿌듯하긴 한데, 제 차가 아니라서 금방 감흥이 식었습니다. 낮부터 힘 빼서 힘들기만 할 뿐이더군요. 셀프 세차라는 게 말이 좋아 셀프지, 그냥 돈 주고 하는 게 나아 보입니다. 그리고 진돗개는 보기에 늠름하고 귀엽지만, 털 빠짐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심합니다. 만약 개를 키우게 된다면 절대로 진돗개는 키우지 말아야겠다, 괜히 그냥 다짐했습니다.


- 200자 원고지: 4.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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