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일째][7월20일]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by 김종규

어젯밤 잠자리에 누웠다가 불현듯 떠오른 게 하나 있었다. ‘작품상 어떻게 되었지?’ 꺼졌던 컴퓨터를 다시 켰다. 검색창에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청룡시리즈어워드“를 검색했다. 예능부문 최우수작품상 수상. 두둥, 하는 소리가 마음속에 울렸다. 내가 미는 예능 프로그램이 상을 받다니! 난생처음 방송 프로그램 시청자 투표에 참여했는데 최우수작품상을 받게 되다니! 나의 미약한 한 표가 힘을 보탠 것 같아서 더 기뻤다. 자야할 시간인데 너무 기쁘고, 흥분되어 잠이 안 왔다. 시즌2가 제작될지 모른다!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는 외딴 공간에 참가자를 모아 놓고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요 사회문제를 ’정치’, ‘젠더’, ‘계급’, ‘개방성’이라는 4가지 주제로 압축해 미션을 풀어 나가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열두 명의 참가자는 살아남기 위해 각자 편을 먹기도 하고, 누군가를 리더로 세우는 등, 끝까지 살아남아 상금을 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점은, 다양하고 개성적인 출연진이 한 공간에서 살아 남기 위해 자신들만의 룰을 만들고 그것을 발전하기까지 나누는 수많은 대화를 듣는 과정에 있다. 웬만큼 직업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만 모아서 그런가, 매회 웬만한 토론 프로그램 이상으로 명언을 쏟아낸다.


룰도 되게 재미있다. 가령, 리더가 되면, 당일 게임에 나갈 사람을 선출하거나, 세금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고, 공금을 모아서 커뮤니티 구성원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배제할 수 있는 등, 막강한 권력을 가진다. 그래서 참가자는 리더가 되기 위해 현실 정치처럼 공약을 걸고 유세를 펼친다. 처음에는 학급 반장처럼 시작하지만, 회차가 지날수록 거의 대통령처럼 파워가 강해진다. 그런 국가 형성 과정을 보는 것 같아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런데 이렇게만 만들면 너무 교육 방송 같고 재미없을 게 뻔하다고 제작인은 생각했던 것 같다. 여기에 ‘불순분자’라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불순분자란, 이름처럼 마피아 게임의 마피아 같은 건데, 참가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도록 분란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며, 제작진이 열두 명의 참가자 중 한 명을 사전에 섭외한다. 다른 방송이었다면 아마 이런 역할은 한참 뒤에나 공개했을 테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일찍 공개함으로써, 초반부터 참가자와 시청자 모두의 가슴을 쫄깃하게 만든다. 그렇게 참가자는 불순분자를 의식하면서 서로서로를 의심하고, 시청자는 그들 모두를 관찰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것이 킬링 포인트인 셈이다. 그것이 이 프로그램이 보통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지점인 것이다.


여기까지 글을 쓰는 동안에도 프로그램의 여러 장면이 생각나면서 짜릿해진다. 올 초에 이 프로그램을 주변 사람들에게 다 알려준 뒤, 나중에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밤새 떠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혹시나 관심이 있으시면 4화까진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부담 없이 찍먹 한번 해보시길 권장한다. 5화부터는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데 첫 가입 시 첫 달 이용권이 100원이니 참고하시길. 아, 그리고 감상하기 전에 먼저 사상검증 테스트도 하고 시청 하면 한층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다.


- 200자 원고지: 8.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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