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웃음벨(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이미지)는 조현아의 '줄게'다. 가수 조현아는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 멤버인데, 최근에는 예능 방송에 나와서 웃기는 여자 연예인으로 곧잘 출연했었다. 그런 그가 오래간만에 신곡인 '줄게'라는 곡을 들고 나왔다.
이 노래는 우연히 만난 어떤 남자를 정말 사랑하게 된 순수한 여자의 마음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복고적인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인 곡으로 짙은 조현아의 보컬이 더해 도시적이고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곡이라고, 대충 곡 소개에 쓰여져 있다.
그런데 일단 음악과 가사가 너무 촌스럽고 이상하다. 첫 소절만 보자면 이게 과연 2024년에 만들어진 노래인가 싶을 정도로 구수하다.
나는 돈보다 꽃이 좋더라
욕심 없이 버릴 수 있잖아
나는 땅보다 하늘이 좋더라
원하는 별은 모두 내 거니까
혹시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당장 네게 달려 갈래
혹시 지금이 영원하다면
나와 밤새 춤춰 줄래
게다가 음악 방송에서 보여준 조현아의 모습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상한 메이크업과 코디, 연습을 거의 안 한 것 같은 춤 동작, 보컬 그룹 멤버라고 하기에는 무색한 실력의 라이브, 아이돌처럼 카메라를 과하게 의식한 듯한 시선처리, 교회 청년부 복장의 백댄서 등 깔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하지만 무대에서 노래하는 조현아의 모습은 놀랍도록 진심처럼 보인다. 음악 방송을 총 2번 했는데,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같은 식이라면, 그것은 확실하게 컨셉이다. 그래서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역시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더 웃긴 법이다.
조현아의 '줄게' 음악 방송 영상은 벌써 100만이 훌쩍 넘겼다. 웬만한 아이돌도 음악 방송 영상 조회수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한다. 영상에는 조롱을 넘어서 각종 희화화된 댓글이 매일마다 달리고 있다. "작곡가는 양심 있으면 저작권료를 꽃으로 받아라", "이 곡 준비할 때 다시 생각해보자고 막은 사람이 충신이니까 그 사람하고 일하세요", "이것이 수요 없는 공급인가" 같은 댓글은 볼 때마다 웃긴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부르는 노래인데 누구보다 웃길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것도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0자 원고지: 6.1장
https://youtu.be/ZTpLdZnmlXk?si=hxZ49ZmLZXLTHQJt
https://youtu.be/D_v37ce_Cnc?si=8524O5dF9LRYD4p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