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다. 아직 해가 떠 있어서 빨래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데, 갑자기 바선생이 튀어나와서 나도 모르게 "으악!" 소리를 질렀다. 바로 옆에 에프킬라가 있길 망정이지, 바선생을 향해 에프킬라를 마구 뿌렸다. 바선생은 벽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한 채 에프킬라를 꼼짝 없이 맞고는 천장을 향해 배를 보이더니, 한참을 바르르 떨다가 마침내 움직임을 멈췄다.
나는 촉감이 느껴지지 않게 두루마리 휴지를 최대한 돌돌 감아, 바닥에 쓰러진 바선생을 잡아서 휴지 채로 변기에 투하했다. 그러고는 바로 물을 내려 버렸다. 아, 끝났다. 힘든 싸움이었어. 대체 어디서 들어온 거야. 그때 사슴벌레식 문답에서 읽었던 "어디로든 들어와."라는 문장이 생각나면서, 괜히 소름이 돋는 것이다.
- 200자 원고지: 2.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