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일째][7월29일] 미용실에서

by 김종규

퇴근하고 저녁을 먹은 뒤 예약한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 선생님은 내가 의자에 앉자마자 커트보 세팅을 하고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트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단골 3년째. 이제는 내 머리 스타일을 나보다 선생님이 더 잘 아신다.


"이번에 휴가 가세요?"


목요일부터 주말 끼고 휴가인데 인천에 하는 락 페스티벌에 간다고 했다. 여름은 덥고 습하고 벌레가 많아서 싫지만, 딱 하나 좋은 점은 락 페스티벌 때문이라고. 가면 진짜 고생하긴 하지만 안 가면 섭섭해서 매년 간다고 했다. 이번에는 내가 휴가는 어디 가시냐고 물었다.


"일단은 계획은 없어요. 여름 지나고서나 갈 것 같은데, 서비스 일이니까 주말에는 일을 해야 해요. 주말에 어디 간 적이 없어요. 주말에 나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아아, 그렇겠네요. 남들 쉴 때 일을 하시는 일이라. 그럼, 나중에 사장님께서 돈 많이 버시고 매장도 커지고 직원도 좀 생기면 그땐 한번 쉬어 보세요, 라고 말하자, 선생님은 그러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커트는 금방 끝났다. 짧은 머리가 되니 시원하고 좋았다. 진작 자를 것을. 이제 집에 가서 셀프로 염색을 해야 한다. 한눈에 봐도 새치가 너무 많이 보인다. 염색하는 일은 너무 귀찮지만, 사회생활을 하려면 해야 한다.


"이제 집에서 염색하셔야겠네요. 여름휴가를 폼나게 즐기시려면."


하하. 이제는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아시는 선생님이었다.


- 200자 원고지: 4.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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