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휴가다. 우리 업계는 매년 8월 첫째 주 목요일부터 주말을 껴서 휴가를 보내는 관행이 있다. 이 기간에는 주문과 납품 자체를 안 하므로,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로 그냥 같이 쉬기로 했다고 한다. 처음 입사하고 나서는 뭐 이런 회사가 다 있나 싶어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알고 보니 여름마다 가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딱 이 시기에 개최하는 것이 아닌가. 락페를 간다고 따로 휴가나 연차를 안 써도 되네, 지금은 좋은 게 좋은 거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은 아무 일정이 없었다. 아침에 평소 출근하던 시간에 일어났다. 휴가니까 좀 더 자도 되는데 딱히 잠이 더 오질 않아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를 했다. 그다음에는 얼마 전에 쓴 페스티벌 후기를 좀 더 풀어 정리해서 내가 다니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몇 곳에 올렸다. 조금 있으니까, 반응이 오면서 댓글이 달렸고, 나는 그 댓글에 또 댓글을 달았다. 하나둘 읽고 답했더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내 글로 인해 상대방은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생각해 본다고 한다. 그 얘기를 나에게 전해 주는 것이 재미있다. 그러면서 내 관점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과정도 흥미롭다. 그렇게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게 되면 내 생각과 관점이 점점 확장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 맛에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반응은 아직 별로 겪어보질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것도 하나의 의견이니 거를 것은 적당히 거르고 취할 것은 어느 정도 취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다고 모든 부정적인 글에 다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는 것을 보면 나는 천상 컨텐츠를 만들어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인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해서 그러지를 못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조금씩 시도하면서 쌓다 보면 뭔가를 이룰 수가 있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
낮에는 김사월의 <사랑하는 미움들>을 읽었다.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만든 노래와 닮은, 조금은 짧지만 의외로 진솔한 이야기들. 마치 독자인 나에게 자기 이야기를 은근히 고백하는 듯한 이야기를 읽다가 잠이 와서 낮잠을 조금 잤다. 오후에는 유튜브를 조금 보다가 청소기를 돌리고 방을 조금 정리했다. 날이 더워서 저녁을 차리기 귀찮았다. 저녁은 동네에 있는 베트남 쌀국숫집에서 해결했다. 깔끔한 국물, 쫀득한 면발, 든든한 우삼겹이 어우러진 쌀국수를 먹었더니 배가 꽤 불렀다. 조금 걷다가 내가 좋아하는 동네 카페에 갔다. 시원하고 널찍한 카페에 앉아 얼음이 동동 띄워진 카페 라테를 마시고 있으니 그야말로 휴가다. 카카오톡을 보니 우리 선생님이 마감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친절히 알려주시고 있었다. 이제 슬슬 글을 올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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