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타카 Gattaca, 1998>
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을까? 신이 아니기에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은 채 태어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단점을 극복하려고 하고 때로는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극복하려고 애쓰는 이는 그것을 보완하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원망하며 멈춰 선 이는 거기서 포기하고 좌절하고 만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가타카'는 인간의 염기서열 부호인 A, T, C, G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 주인공이 다니는 우주 항공 회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그리 머지않은 근미래. 태어날 아기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대부분의 아이가 신체적인 결함을 가지지 않은 채 태어나며, 심지어 머리색과 눈동자 색까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연 수정=열성, 인공수정=우성'의 공식이 생기게 됐다.
영화 속 주인공인 '빈센트'는 우주 비행사를 꿈꾸는 아이였다. 그러나 그는 불행히(?)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난 열성인자 소지자였다. 그가 목표로 하는 '가타카'는 '빈센트'와 같은 아이들을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채용하지 않는다.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이루고자 하며, 그 꿈을 포기하지 않는 '빈센트'의 모습이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내가 가진 것이 작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그 꿈을 포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과 환경을 탓하며 주어진 환경에 적응한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빈센트'는 그러지 않는다. 그는 열성인자로 분류되어 정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한다. 그리고 꿈에 한 발짝 다가선다.
이 영화를 볼 때 중요한 것은 첫 째로 '빈센트'의 상황을 우리의 현실과 상황에 비교하며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희망의 메세지를 찾고 수용하는 것이며, 둘째로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면 꿈을 잃은 사람, 즉 '빈센트'와 정반대의 놓인 사람과 빈센트의 모습을 대조해야 한다. 그러면 그의 모습이 꿈을 포기하려 했던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임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들이 명대사로 꼽는 장면이 있다. "난 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대사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실패할 것을 두려워해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게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환경을 탓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그 환경은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저 대사가 내 귀로 꽂힐 때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었다. 나의 모습이 초라해져서 그랬고, 나와는 너무 다른 인물이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았고, 그 말을 하는 인물이 너무 멋있어서 그랬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기 원한다. 꿈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고, 저 대사를 들으며 나와 같이 소름이 돋았으면, 그리고 자신을 반성하게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