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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Kim Oct 09. 2015

그 소년의 트라우마 극복기

영화 <모두, 안녕히 See You Tomorrow, Everyone>

모두, 안녕히 See You Tomorrow, Everyone, 2013 /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 출연 : 하마다 가쿠, 쿠라시나 카나 외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남모를 정신 질환들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울증은 놀랍지 않게되었고, 공황장애도 이젠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정신 질환의 종류 중 하나가 트라우마 때문에 방어기제를 발동시키는 것인데, 우리 주위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어릴 적 아버지에 대한 학대 때문에 남자에 대한 마음을 닫고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여자 라던가, 어릴 적 충격을 잊기 위해 그 충격적 장면을 기억에서 지운다는 것도 방어기제에 속한다.


이 영화는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에 방어기제로 현실을 왜곡한 체 살아가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성장기이다. 트라우마 때문에 성장이 멈춰버린 한 남자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흐름이다.


이 남자는 어릴 적 친구가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밖의 세상은 불안하고 무서운 세상이라고 현실을 왜곡하고 그 밖으로 나가는 걸 꺼려한다. 본인은 못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외부로 이어지는 계단 앞에만 서면 후들거리는 다리는 어쩔 수 없다.


(사진 속 계단의 맨 위에서 손을 흔드는 남자, 그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단지를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는 장면.)


단지 안에는 베이커리, 마트 등 외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있다. 그러니 나갈 필요가 없고 사회 생활도 단지 안의 생활이 전부이다. 그러니 그에겐 단지 밖을 나갈 이유는 전혀 없다. 그래서 그의 세상도 좁고, 그의 생각도 좁다.


일손이 필요하지 않는 베이커리에 찾아가 무턱대고 자신을 고용해달라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그것은 명확해진다. 그런 모습은 마치 8살 짜리 아이의 모습같다. 바깥 세상 따위 필요없다는 그의 모습 역시 딱 고집부리는 어린 아이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주인공은 살인사건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에 성장이 멈췄지만, 주인공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주인공 처럼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현대인의 모습 혹은 현실에 안주하려 하고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 같고 더 나은 세상,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길 꺼려하는 우리의 모습같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과 성장을 통해 우리가 우물안의 개구리가 아니라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길 독려한다. 뱀의 머리가 되지 말고 용의 꼬리가 되길 기대한다.


모두 이 영화를 보면서 도전을 받아 지금의 현실을 깨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받았으면 한다. 모두 지금의 현실에 안녕을 고하는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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