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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Kim Oct 13. 2015

자유와 희망, 그리고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 남자.

영화 <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 2005>

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 2005 / 감독 : 제임스 맥티그 / 출연 : 휴고 위빙, 나탈리 포트만 외



20세기 중반 이후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사회주의 체제를 버린 국가들이 선택한 그리고 시대의 흐름이 된 정치이념이  ‘민주주의’이다. 두산백과의 정의를 보자면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 또는 그러한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을 민주주의라 하며 민주국가에서 민주주의와 함께 성장해 온 사상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자유주의’이다.  


민주주의가 국민에게 주권이 있음을 기초로 하고 자유주의는 한 인격체의 자유로운 의견 및 생활을 추구하기 때문에 공생관계로 볼 수 있으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이는 국민들의 의식과 사상에서 엿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공생에 대한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도 없고, 전문가들이 들으면 오류를 지적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나의 생각에는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주된 배경은 3차 대전이 일어난 2040년, 자유를 억압하고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독재정권이 들어선 영국이다. 영국이라는 배경이 재밌는 점인데, 모두 알다시피 영국은 2차 대전 당시 독재하고 있던 히틀러와 나치의 독일을 상대로 자유를 수호하던 국가이다. 영화 속의 영국 독재 정권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수염을 달고 나오는 수상이 등장하는데 수염을 단 독재 정권 수장의 모습이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적인 히틀러를 연상시키고 이름마저 ‘챈틀러’ 인지라 그 이미지는 더욱 곤고해진다. 심지어  '챈틀러'의 연설 장면에서 붉은 배경에 십자가에 가로줄 하나 더한 마크부터 붉은색으로 장식된 배경 등을 보면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를 연상시킨다. 나치에 대항에 싸우던 영국에 나치와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독재정부가 수립된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닉 한 일인가?      

영화 속 독재자 <챈틀러>. 히틀러의 수염과 똑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수염이라는 장치는 충분히 '챈틀러' 를 '히틀러' 처럼 보이게 한다.
'챈틀러' 의 연설 장면. 붉은색이 도드라진다는 것과, 하켄크로이츠가 불교의 卍(만) 자와 닮아있고, 사진 속 마크가 †(십자가) 와 닮아있다는 점에서 '나치' 가 연상된다.

영화 속 ‘V’ 가 착용하는 가면의 유래를 살펴보면 영국이란 배경이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그 가면은 ‘가이 포크스(Guy Fawkes)’ 란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것으로 그는 1600년 경, 영국의 가톨릭 신자로 당시 국왕인 제임스 1세가 가톨릭을 억압하자 11월 5일 의회를 폭파시키며 제임스 1세를 살해할 음모를 꾸미지만 발각돼 처형당하는 인물이다. 영국에선 가이 포크스가 저항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그 계획을 실행하려 했던 11월 5일을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 로 칭하며 기념하고 있다.


다시 영화를 보자. 자유를 찾고자 했던 저항의 역사가 있는 영국이 억압하는 국가로 변모했으며, 히틀러와 나치에 대항해 자유를 외치던 영국의 정권은 히틀러와 흡사한 인물이 독재하는 국가로 변모한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11월 5일을 자유를 위한 저항의 날로 정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V’라는 인물이 등장해 시민들을 각성시키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당위성이 있는 설정이다.

'가이 포크스(Guy Fawkes' 가면을 쓴 주인공 'V'

영화 속  ‘V’는  ‘에비’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에비’는 억압받는 영국 국민을 상징하는 인물로, ‘V’ 가 없애고자 했던 두려움은 저항했을 때 돌아올 불이익과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며, 그가 ‘에비’ 에게 가르친 희망은 언젠가는 행동하는 자만이 끝내 맛볼 자유였다.


'V'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자유(복수를 통한 정신적인 자유, 마음의 자유도  포함된다.)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는 마침내 '자유와 희망' 그리고  '민주주의'의 아이콘이 된다. 마치 그가 쓴 가면의 주인공은 '가이  포크스'처럼 말이다.


영화는 수많은 명대사를 남기며 이 영화를 보는 현재의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영화 속 영국 국민들처럼 정부와 언론을 믿지 못한다. 혹자는 독재정권의 부활을 염려하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민주주의의 퇴보를 걱정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민인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V’처럼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그 행동은 관심이고 곧 투표다. 민주주의가 우리의 의견을 보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화제를 몰고 왔던 드라마  <대물>의 대사가 떠오른다.


"… (생략) … 국민 여러분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말 안 듣는 정치인들에겐 사랑의 회초리를 때리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정치인들 종아리에 회초리를 쳐서 국민들을 표 찍어주는 사람으로만 아는 오만불손한 버르장머리를 타이르고 가르치고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셔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회초리로 이 나라 정치를 바로잡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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