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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종무 Feb 21. 2021

해야할 때는 결국 오더라

어느 날 갑자기 스타트업 창업하게 된 이야기.

몇 년 전인가... 설 전 날이었다. 

온 가족이 모두 모여 거나하고 얼근하게 술을 들이킨 늦은 밤.

나름 술자리 현역의 나이인 사촌형/동생 셋이서 찬 바람도 쐴 겸, 모자란 술을 채울 겸 편의점으로 터덜터덜 나갔더랬다. 


지난 십년 이상 일궈온 회사를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게 된, 나보다 10살 많은 사촌형은 문득 '넌 뭐하고 싶으냐?' 하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그때도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었고, 직무 특성 상 창업자들 만나러 다니는게 온전히 내 일이었던 시절이지만, 그래서 더욱, '아 난 절대 창업은 하지 말아야지'란 생각이 가득하던 시점이었다. 적어도 백명 이상의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사업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다들 뭔가 한 수가 있는 분들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내 기준으로는 왠간치 돌지 않고서는 창업을 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안혹 있던 차였다. 그래서 형에게 '난 절대 창업 안 할거야. 하고 싶은 것도 없어'라고 말했지만 형은 몇번이나 뭘 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나도 새벽 닭이 울기 전에 세번을 부정하고 났더니 형이 '아냐 넌 이런걸 할 놈이야. 니가 하고 싶던 하고 싶지 않던, 언젠간 남에게 떠밀려서라도 회사든 뭐든 만들거다' 라고 했었다. 물론 난 그 말을 믿지는 않았다. 난 내가 봐왔던 스타트업 대표님들 만큼 열정이 넘치지도 결핍이 간절하지도, 돈이 많지도 않았기 때문.

이 생각은 그 후로 몇 년이나 쭉 유지되었고,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6개월 이상 했던 시점에도 마찬가지여서 창업을 하기로 결심한 바로 그 전 날까지도 유효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에게도 말해본 적 없고 나 스스로도 생각도 안 해본 창업을 하게되었으니....


이 글은 그 우당탕탕한 여정을, 아직 여물기는 커녕 싹도 내지 못한 내 창업기의 바로 이 시점에 어떻게든 적어 남기기 위한 시도이다. 


글 순서


1. 여는 글 - 해야할 때는 결국 오더라(본고)

2. 그 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나

3. 그 전에 나는 뭘 하던 사람이었던가

4. 아아 그란데 사이즈, 샷 추가해서 테이크 아웃이요. 

5. 비포플레이 첫 결성

6. 좋은 날은 그리 쉽게 오지 않더라.

7. 집으로.

8. 나갈 곳이 다시 생겼다

9. 다시 집으로

10. 그래서 지금 우린 어디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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