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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종무 Mar 14. 2021

아아 그란데 사이즈, 샷 추가해서 테이크 아웃이요

어느 날 갑자기 스타트업 창업하게 된 이야기.

오랜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하게 된 다음 날. 

대표님과 의기 투합하여 새로운 사업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그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대표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실제로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죠. 이런저런 걸 기획하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이다. 어떤 것을 구상하고 있다. 다 이야기했지만, 그건 정말로 말 뿐,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연하게도 동료도 사무실도 없이, 법인도, 실체도 없이 우리는 창업이란 걸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카페 출입은 가능하던 시절, 우리는 매일 아침 동네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했죠. 대표님은 아직 다니던 회사가 있을 때였고, 우리가 만날 사무실은 없을 때였으니까요.

아침마다 스타벅스에서 만나 오늘 할 일을 논의하고 대표님은 회사로, 저는 기획을 구체화하고, 그 밖의 업무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스타벅스에서 아침을 시작하다보니 메뉴가 고정되더군요.


"아아 그란데 사이즈 샷 추가해서 테이크 아웃 잔에 주세요."


다행히 며칠 뒤 업무를 같이 이야기 할 동료들이 생겼습니다. 대표님이 원래 알고 계시던 개발자 분과,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이제 갓 학교를 졸업한 한 분이었죠. 개발자 분도 당시 다니던 회사가 있으셔서, 추후에 기획이 완성되면 합류하기로 하신 상황이었고, 기획자 지망생 분은 상반기 공채를 마치고, 하반기 공채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한시적으로 기획 부분을 도와주시기로 하셨어요. 게임을 워낙에 좋아하셔서 게임 기획자를 지망하시는 분이라 게엄 업계에 대해서나 게임 그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엄청 많으셨거든요. 

 우리의 프로덕트에 대해서 대충의 기초가 잡히자, 저도 대표님도 본격적으로 진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죠. 바로, 함께 비포플레이를 만들어나갈 동료를 모으는 일이었죠. 


다행히 저는 전에 하던 일이 개발자나 디자이너 마케터 등 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인재들을 회사에 연결해주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연락해 볼 곳은 많았었습니다. 그 동안의 인맥을 털어 연락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연락을 시작했죠. 회사의 동료로 함께 하고픈 분들을 찾아다니며 미팅을 갖고, 우리 회사에서 모시기엔 좀 부담되는 CTO 급의 분들께도 연락을 드려 찾아뵙고 저희의 사업 계획 및 팀 구성에 대해서 조언을 받거나, 함께 하실 만한 분을 소개를 받거나 하는 일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여름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긴 장마였다고 하는 바로 그 2020년의 여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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